「덕수궁 청소년 음악회」상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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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상설음악회가 마련됐다.
문화부는 지난 2월 「뉴키즈소동」이후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공연문화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개발에 착수, 클래식에서 팝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내용을 아무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에서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개념아래 「덕수궁 청소년 음악회」계획을 최근 확정하고 이번 달부터 매달셋째 토요일에 덕수궁에서 야외공연을 실시한다.
문화부의 이 같은 계획은 지난달16일 같은 장소에서 시험적으로 시도했던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회가 4천여명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루면서 이를 상설화하자는 여론이 높아지자 마련된 것이다. 지난달 열린 음악회에는 서울팝스오키스트라가 반주와 경음악 연주를 맡고 러시아출신 교포성악가 넬리 리, 대중가수 최성수 등이 출연해 『그리운 금강산』 『동심초』 등의 우리가곡과 『동행』 『기쁜 우리사랑은』 등의 대중가요를 불러 이 자리에 참석했던 청소년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음악회에 참석했던 청소년들 가운데 2백여명이 문화부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와 높은 열기를 실감케 했다.
자신을 I여상 3학년이라고 밝힌 박 모양은 지난달 문화부 앞으로 편지를 보내 『첼로·바이얼린·플루트 등의 악기선율을 느끼며 새롭게 다가왔던 벅찬 마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학창시절을 통해 이번 같은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는 처음이었다. 사실 우리들에게 음악회 티킷은 부담이 가고 가깝게 접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는 내용과 함께 『이런 행사를 마련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싶다』는 말을 전해왔다.
문화부는 이 같은 편지들의 내용을 분석, 청소년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이를 프로그램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음악회에 참석했던 청소년들의 반응은 고궁의 정취에 맞는 클래식과 함께 같이 노래할 수 있는 대중가요에도 상당히 높은 호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제1회 「덕수궁 청소년 음악회」는 클래식 모음곡을 서울팝스오키스트라가 연주하고 넬리 리가 우리가곡을, 조갑경·최성수 등의 대중가수가 히트곡을 함께 부르도록 하는 등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공연이 열리는 매달 셋째 토요일에는 덕수궁이 무료 개방되며 공연도 물론 무료다.
이 음악회를 기획한 문화부 김광낙 생활문화국장은 『앞으로 음악회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며 『「덕수궁 청소년 음악회」가 갈곳 없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정서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꾸며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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