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당권 싸움에서 경선 룰 충돌로 확전 강재섭 대표 “비대위는 열린우리당이나 할 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호 02면

‘빅2’ 감정싸움→당권 다툼→대선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정면충돌. 4ㆍ25 재ㆍ보선 참패로 불붙은 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갈수록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강재섭 대표의 거취 문제에 이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참여 경선) 등 경선 룰 문제를 놓고 또 맞붙으면서 당이 두 갈래로 쪼개지고 있는 형국이다.

재ㆍ보선 참패 후폭풍… 금 가는 한나라당

박 전 대표 측 이혜훈 의원은 28일 “이 전 시장 쪽에서 강 대표의 거취와 오픈 프라이머리를 연계시키는 데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강 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카드일 뿐”이란 것이다. 그는 “이후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불과 몇 달 사이에 전대를 두 번씩 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대선후보) 조기 경선으로 몰고 가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 측 이재오 최고위원은 전날 “강 대표가 제시하는 당 쇄신 방안을 보고 향후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며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와 가까운 진수희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기대하는 쇄신안은 오픈 프라이머리나 조기 경선 등”이라고 했었다.

박 전 대표 측의 공격에 대해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은 28일 “오픈 프라이머리에 준하는 쇄신이 없다면 대선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반발했다. 진수희 의원은 “경선 시기를 늦춘 것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붙잡기 위한 측면이 컸다”며 “손 전 지사가 탈당한 마당에 조기 경선으로 가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됐다. 강재섭 대표는 28일 오후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비상대책위 구성은 열린우리당처럼 막가는 정당이나 하는 일”이라고 했다. 물러날 뜻이 없단 얘기다. 이에 대해 이재오 최고위원은 “(강 대표의 안을) 기다리겠다고 했으니 오늘은 일단 기다려보겠다”고만 했다. 그러나 그의 주변에선 “대선후보 경선체계를 확 바꿔야 당이 바뀐다” “이미 강창희ㆍ전여옥 최고위원이 물러났는데 이 최고위원까지 사퇴할 경우 강 대표도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강 대표 체제 유지에 적극적인 박 전 대표 측의 생각은 달랐다. 유승민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니, 조기 경선이니 하는데 지금 당을 깨자는 얘기냐”며 “이 최고위원이 사퇴하더라도 강 대표까지 그만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28일 밤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한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런 한나라당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며 “납득할 만한 체질개선이 없다면 독자적인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