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 지「갈등」함께 풀어요|김포 들역 화해의 땀 뻘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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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환경미화원들이 산업폐기물 등 쓰레기 반입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김포평야 들녘을 찾아가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모내기를 도왔다.
『쓰레기 매립문제로 첨예하게 대립돼온 이 지역에서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고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화해의 장을 마련키 위한 자리입니다
서울구로구 청 소속 환경미화원 90여명은 22일 오전9시부터 멀리 해안 쓰레기 매립지 가 건너다 보이는 검단면 왕길2리 김철기씨(58)의 논 3천평을 찾았다.
김씨의 말처럼 처음엔「관에서 조종하는 무마용 제스처」로 받아들여졌던 이날의 모내기 돕기는 농촌 출신 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며 느낀 점과 갈등으로만 치닫는 반입문제를 보다못해 관과 주민간의 중재역할을 자원, 기계 모 작업이 안된 금씨 농가를 찾게 된 것.
새벽 4시부터 바쁜 시내 청소일 을 마치고 구청에서 마련해 준 버스로 이곳에 간 환경미화원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곧바로 모판에서 못줄을 잡아주고 모를 찌고 심는 등 땀을 뻘뻘 흘리며 바쁜 일손을 놓지 않았다.
『어디엔 가는 들어서야 할 쓰레기 매립지가 우리마을에 들어서는 것에 불만이 많았지만 늘 쓰레기 속에서 생활하는 분들의 봉사를 보니 그간의 앙금이 어느 정도 사라지는 군요 매년 일당 3만원씩 30여명의 일꾼을 고용해 모내기를 해온 김씨는 아무대가도 없이 일을 해 주겠다는 제의가 들어왔을 땐 꺼리는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점심도시락과 새참까지 준비해 신세를 지지 않겠다는 미화원들의 진지한마음을 받아들였다.
미화원 강태호씨(58)는『위생적인 쓰레기 처리로 주민의 고통을 최소화하겠다』면서『주민들과 대화 속에서 서로의 어려운 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김포=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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