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잇단 경찰서 습격/한때 지서점거·총기탈취·납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인공기」 등 관련 무안·대구 5곳서
대학가 인공기게양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14일 무안·대구에서 대학생들이 경찰관서를 습격하는 과격시위가 잇따랐다.
【무안=구두훈기자】 목포대생 2백여명은 14일 낮 12시10분쯤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계지서를 화염병 등으로 기습,점거해 M­16소총 1정·권총 등 총기 2자루와 근무중이던 경찰관 6명을 한때 학교로 납치한후 3시간만에 총기와 함께 모두 풀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학생들이 휘두른 쇠파이프 등에 맞아 팔골절상 등의 상처를 입었다.
목포대생들은 이날 인공기 제작과 관련,경찰의 수배를 받아오던 이 학교 총학생회장 여인두군(22·남총련 조통위원장)이 이날 오전 경찰에 검거되자 여군의 석방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청계지서 습격과 때맞춰 무안경찰서에도 화염병·돌 등을 던지며 습격했다.
이날 학생들의 시위·습격으로 경찰서·파출소 등의 내부집기·유리창 등이 부서졌고 민원인이 타고온 승용차 30여대의 유리창이 깨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후주동자를 가려내기 위해 무안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목포대총학생회 부회장 김명섭군(26·국문4)을 지명수배했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대학생연합(남총련)소속 학생 2백50여명은 이날 오후 5시40분쯤 광주시 화정동 안기부 광주지부 사무실앞에서 연행학생 석방을 요구하며 30분동안 시위를 벌였다.
【대구=김선왕기자】 14일 오후 8시50분쯤 대학생 20여명이 대구시 남산4동파출소에 『대통령후보 경선은 쇼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몰려가 화염병 30개를 던져 파출소옆에 있던 방범순찰차 1대를 전소시켰다.
이에 앞서 8시35분쯤에는 대학생 20여명이 대명2동파출소에 몰려가 화염병 20여개를 던지고 계명대쪽으로 달아났으나 파출소벽이 그을었을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이들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민자당 김영삼대통령후보 출마자 개인연설회장인 대구시 프린스호텔 주변에서 경북대생 52명이 두차례에 걸쳐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모두 연행된데 불만을 품고 파출소를 습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오후 8시30분쯤 상동파출소에 대학생 20여명이 몰려가 화염병 10여개를 던지고 달아났으나 별 피해는 없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