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실종에 대비 「십지문카드」 만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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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동대문서 거리캠페인 큰 호응/다 큰뒤 찾아도 쉽게 알 수 있어
『10년쯤뒤 얼굴이 몰라보게 달라져도 지문으로는 찾을 수가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주민등록증 발급대상이 안된 17세 미만의 청소년·유아가 납치됐거나 실종된뒤 뒤늦게 발견됐을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어린이의 「십지지문카드」를 부모에게 만들어주고 있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 카드는 16절지의 모조지 양식에 열손가락 지문을 모두 찍고 이름·주소·보호자 성명과 함께 인상 등이 기재된 일종의 「영구 신분확인서」.
동대문경찰서는 어린이날인 5일부터 공휴일에 창경궁에서 이 카드만들어주기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당초엔 이 카드를 2부씩 만들어 하나는 컴퓨터에 입력시키려했으나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는데다 인권침해 소지마저 있어 보호자에게만 만들어주고 있다.
동대문경찰서가 지문카드제도를 활용키로 한 것은 지난 2월 김본식서장이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대구개구리소년 실종사건에서 경찰이 할 수 있는 일들을 검토하다 이들이 성년이 되어 찾았을 경우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 계기.
작년 한해만도 21만여명에 이르는 가출청소년·미아·기아를 현재의 182신고체제에 입력된 단순 인상착의만으로는 몇년후 찾는다 해도 보호자를 찾는데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동대문경찰서는 관내 18개 파출소·소년계(741­0182)에서 상담전화를 받고 주민이 원할 경우 출장을 나가 카드를 만들어주는 한편 매주 일요일에는 야외에서도 희망자들에게 발급해 주고 있다.
야외캠페인에 이어 이같은 제도가 시행된뒤 관할 파출소·소년계에는 상담전화가 쇄도,현재 모두 1천1백여건의 카드가 나간 상태.
동대문 경찰서 왕수남소년계장(54)은 『동일인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혈액·성문·DNA감식법 등이 있지만 지문만큼 비용도 싸고 확실한 것이 없어 이 카드를 만들게 됐다』며 『이 제도가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전국 경찰망에 동시에 보관·연결될 수 있는 컴퓨터망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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