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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산 좋고…봄 내음까지 물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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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불기2536년「부처님 오신 날」인 10일을 즈음해 봉축법요식을 비롯해 각종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전국 유명사찰을 찾아 맑은 공기를 쐬며 역사관광을 겸해 휴식을 즐기는 것은 신록의 계절에 맛볼 수 있는 즐거움중의 하나다.
다행히 물 맑고 산 좋은 곳에는 산사가 많고 근년 들어서는 인근에 숙박업소도 늘어나고 교통도 편리해져 탐방을 겸한 여행객들도 불어나는 추세. 그러나 유명사찰의 경우 인파에 휩싸여 오붓하게 즐겨야할 드라이브를 겸한 등산과 휴식을 자칫 망치는 사례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명산명찰로는 서울에서 가까운 천마산 기슭의 보광사를 비롯해 송추유원지 오봉산 북쪽기슭의 송암사, 강화도 낙가산 중턱의 진문사, 양평 용문산 중턱의 용문사 등등. 이름만 들어도 절경을 느낄 수 있는 산사로는 울진 불영사, 원성 귀룡사, 인제 백담사, 동해 삼화사, 남원 실상사, 산청 대원사, 하동 쌍계사, 구례 화엄사, 부안 내소사, 거창송계사, 청도 운문사, 춘천 청평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용주사=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송산1리에 있는 1천1백년이나 된 신라 옛 절.
지난 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개발돼 휴식공간이 매우 넓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전보루 등 큰 건물이 즐비하고 국보1백20호인 범종과 궁중에서 쓰다가 하사된 금동향로·청동향로 등이 구경할만하다.
이 일대는 오너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 절에서 서쪽으로 1·6km쯤 달리면 건릉과 융릉이 있다. 건릉은 조선 22대 정조, 융릉은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의 무덤이다. 용주사 나들이 코스는 병점에서 직접 진입할 것이 아니라 외삼미리에서 세마사 입구인 지곶리를 지나 독산성 주차장∼세마교를 건너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송산으로 빠지는 우회코스를 달릴만하다.
또 지곶리 남쪽 1km 남짓한 한산한 들길을 가로지르면 화남저수지가 있는데 이곳이 유명한 세마대 낚시터다.
장곡사=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리에 있는 사찰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대웅전이 2개씩 있어 유명하다. 도립공원 칠갑산(5백61m)의 서쪽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지금은 온통 봄꽃에 파묻혀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절이다.
신라 말에 창건된 절로 국보 58호로 지정된 철조약사여래와 석조좌대 등이 소장돼 있다.또 고려시대 맛배집 건물인 상 대웅전은 보물 1백62호로 건물내부 바닥에는 연화문이·새겨져있고 조선중기 건물인 하 대웅전은 보물 1백81호로 고려시대의 금동 약사여래좌상이 봉안돼있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3시간반 정도 걸리는 이 절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 인터체인지로 진입, 온양∼예산∼청양을 거쳐 공주로 향하는 국도를 달리다 탄정리에서 오른쪽으로꺾어진 다음 장곡 삼거리에서 왼쪽길로 접어들면 된다.
인근에 최익현 유적지가 있고 천창호는 포인트가 많은 낚시터로 유명하며 칠갑산은 초보자 등산코스로 알맞다. 돌아오는 길에 온양 온천이나 도고온천에 들러 여독을 풀 수도 있다.
구인사=충북 단양군 영춘면 백자리의 소백산 중턱에 위치한 거찰.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심산유곡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절이다.
울창한 잣나무 숲 속의 가파른 산허리에 우뚝 솟은 5층 대법당을 비롯, 크고 작은 화동의 건물집합체가 일대 장관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는 구인사에서 가까운 온달산성과 남한강의 절경을 둘러보는 것. 백제시대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사랑건설이 담겨있는 온달산성은 구인사에서 남쪽으로 약간 떨어진 남한강변에 우뚝 솟은 산꼭대기에 있다.
석남사=경기도 안성군 금광면 상중리 서운산(5백43m)에 있는 천년 고찰. 불도들도 잘 모르는 신비의 절로 서울에서 불과 1시간40분 거리에 이 같은 절경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이 많다. 80여년 전까지만 해도 2백여 명의 승려들이 수도하던 대형 도장이었다.
산행지로 너무나 유명한 서운산이 감싸고 있는 석남사는 주변에 각종 비경을 품고 있다. 특히 경관이 뛰어난 석남 12계곡은 계곡마다 승방골·주왕골·험한골·대밭골·방아골 등 각종 이름이 다채롭게 불어있다. 교통은 고속버스 편으로 안성을 거처 마둔저수지나 상중리행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너드라이버는 안성 시외버스터미널 뒤쪽으로 흐르는 안성천을 거쳐 금광면 상중리행 길을 따라 20분이면 갈 수 있다. 절 입구에 민박집도 있다.
용문사=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의 용문산(1천1백57m)에 있는 이 절은 아름다운 산과 계곡을 고루 갖춘 명찰.
산세가 용틀임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용문산은 숲이 우거지고 옥 같은 물, 곳곳의 기암괴석이 비경을 이루어 1년 내내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용문사·상원암 등 사찰과 중원폭포·조계·용계 등 명승지가 곳곳에 널려있다.
특히 등산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용문사는 신나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 용문사로 가는 길이 모두 계곡과 강줄기가 끊이지 않고 펼쳐져 가족 드라이브코스로도 아주 좋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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