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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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일부터 의료보험수가가 평균 5 .98% 인상됐다.
그래서 의원급에서 하루 치료비가 1만원 이하 일 때 적용되는 외래 본인 정액 부담금이 의원과 한의원의 경우 2천5백원에서 2천6백원으로, 치과의원의 경우에는 3천원에서 3천1백원으로 1백원씩 오르게 된다.
정부측으로는 응급 의료를 개선하고 골수이식술과 같은 첨단 치료에 대해서도 보험 급여를 시작하는 등 보험 진료를 개선하면서 어려운 경제 사정을 감안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인상률이라고 주장하나 의료계의 입장에는 또 다른 면도 있다. 급격히 올라가는 재료비·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어려움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최소의 경비로 최선의 진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들은 첨단 의료 장비와 고급 인력이 확보돼 있지 않으면 비교적 간단한 질병의 진료 결과에 대해서도 불만스럽게 생각할 정도로 의료 요구는 질적·양적 면에서 급격히 증가하고있다. 의료 기관의 입장에서는 이런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비용은 확보해 달라는 부탁이고 정부의 입장은 아무래도 비용 억제 쪽일 것이다. 이린 갈등을 단순히 가격 인상을 둘러싼 업자와 정부간의 승강이 정도로 격하시켜 생각한다면 국민 보건의 관점에서 곤란한 점이 많다. 의료의 질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의료보험의 재정을 아끼고 절약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흔히 문제되는 것이 과잉 진료다. 만일 한가지 병으로 많은 의료 기관을 전전하거나 많은 검사를 반복하면서 보험료 낸 본전을 찾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보험 제도의 기초가 약해질 것이다.
보험은 어려울 때를 위해 서로 돕는 제도라고 생각하고 꼭 필요할 때만 이용해야 건실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성인 남자의 70%가 담배를 피우고, 13%가 매일 술을 마시며, 23%가 과다 체중인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10%뿐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같은 상황이 각자의 노력에 의해 개선되어질 때 보험 재정을 둘러싼 어려움이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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