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어디도 가기 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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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983년 미얀마(당시 버마)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을 일으켰던 북한 공작원 3인조 중 한 명인 강민철(51)이 남북한 어디에도 가기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월간지 이라와디(Irrawaddy)가 4월 호에 보도했다.

잡지는 양곤 북부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강민철과 수감 생활을 함께했다가 최근 출소한 정치범의 말을 인용해 "강민철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배신자로 간주당할 것이고, 한국으로 가도 폭탄 테러 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며 두 나라 어디든 가기 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민철은 84년 양곤 최고 재판소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범행 일체를 자백한 점을 인정받아 선고 직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북한 공작원 3인조 중 신기철은 테러 당시 도주하다 총격으로 죽었고, 진모는 체포된 뒤 85년 사형이 집행됐다.

미얀마와 북한은 테러 사건 직후 외교 관계를 단절했으나 양국은 최근 국교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25일 미얀마를 방문할 예정이다. 협상에 따라 현재 수감 중인 강민철은 석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아웅산 테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강민철의 한국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지난해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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