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버스 노선 조정 난항|주민-업자 서로 "내 이익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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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시가 추진중인 시내 버스 노선 조정 작업이 업체간 이해 상충 외에도 해당 지역 주민들과 시의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24일 지금까지 집단 민원의 대상이 돼온 91개 노선을 조정 대상으로 결정하고 내달부터 새로 설치되는 구 시내 버스 노선 조정 위원회의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처 조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본격 조정 단계에 앞선 실사 과정에서부터 이용 편의를 원하는 주민들과 전체적인 교통 체계·안전 등을 우선시 하는 서울시의 입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조정 대상=90개 업체 4백38개 노선 (8천7백78대) 중 집단 민원의 대상이 돼온 91개 노선이 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조정 형태별로는 ▲신 (증)설 30건 ▲환원 2건 ▲증차 2건 ▲연장 17건 ▲변경 36건 ▲분리 1건 ▲기타 3건 등이다.
◇시·주민 의견 상충=서울 이촌동 공무원 아파트·신용산 아파트 주민들은 『신월동∼마장동간을 운행하는 중부 운수 211번 버스가 한남동에서 노량진으로 운행할 때는 이촌동 길을 통과하나 노량진에서 한남동으로 운행할 때는 강변도로를 운행해 이촌동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다』며 왕복코 스 모두에 이촌동 길을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촌동 신동아 쇼핑 센터에서 강변 도로로의 좌회전이 금지돼 있고 자동차 전용도로인 강변도로의 교통 흐름상 신호등을 설치해 좌회전을 허용한다면 교통 사고 위험이 있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또 흥은3동 백련산 중턱 고지대에 위치한 삼성빌라 주민 5백여명은 시내 버스 노선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인접 연희로에서 삼성빌라에 이르는 도로가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해 회차 공간을 확보할 수 없으며 버스 정류장이 있는 유진 상가까지 마을버스 5대가 운행 중이어서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신대방동 352 일대 주민들은 137번 영동교통이 통과하는 기존 도로와 30m 거리를 두고 새로 생긴 도로로 노선을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기존 노선과 거의 차이가 없는 데다 기존 구간 내 소공원에 있는 것과 같은 회차 지점을 새로 확보 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서초동 삼익·삼호 아파트 주민들도 지난해 4월19일 서울시가 이 지역을 통과하던 삼양교통 28번 도시형 버스를 굴곡 노선이라는 이유로 3백m쯤 떨어진 강남대로 방면으로 직선화 하자 거주 학생들의 통학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20여일간 집단 시위를 벌였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서도 『지난해 5월11일 등·하교시간에 30인승 도시형 셔틀버스 2대를 옛 노선∼서울·상문고간을 운행토록 했으나 정작 이용자는 7, 8명에 불과했다』며 이번 조정에서 이 노선을 제외시킬 방침이나 주민들이 계속 반발하고있어 실무자들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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