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MVP인가… 양동근 양팀 최다 32득점 11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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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로농구 2006~2007 정규 리그 시상식이 열린 3월 27일 모비스 가드 양동근(사진)이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마침 이날 대구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가 확정되고 박태환(경기고)이 세계수영선수권 200m 자유형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양동근은 언론에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그러나 양동근은 MVP 수상 이유를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을 통해 직접 설명하고 있다. 21일 울산에서 열린 KTF와의 2차전에서 양동근은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32점).최다 어시스트(11개)를 기록하며 팀의 92-87 역전승을 이끌었다. 2승을 거둔 모비스는 챔피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11점 뒤진 상태에서 시작한 3쿼터에서 15점을 집중한 '킬러 능력'은 단연 돋보였다. 올 시즌 세 차례나 30점 이상을 올린 양동근의 득점 능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짧은 시간에 이토록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선수는 처음"이라며 "겉으로는 양동근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을 얘기하지만 속으론 대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 양동근은 '투지에 넘치는 싸움닭'이었지만 '포인트 가드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겨우 세 시즌 만에 경쟁력 있는 가드로 거듭나고 있다. 2차전 후 추일승 KTF 감독은 "양동근의 픽앤드롤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빠르기로 둘째 가라면 서럽다'는 KTF 가드 신기성도 양동근을 전담하기에는 체력이 부족했다.

4쿼터 중반 모비스의 주득점원 크리스 윌리엄스가 5반칙으로 물러나자 오히려 양동근의 플레이가 빛났다. 경기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정확한 패스로 동료의 중거리슛을 도왔다.

유 감독은 "아직 강약 조절이 부족하고 '코트 비전'(경기 전체를 보는 능력)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양동근은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

더구나 김승현(오리온스)과 신기성에게 없는 탄력과 힘을 타고났다. 이대로 발전한다면 삼박자(슛.패스.드리블)를 갖춘 최고의 가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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