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 심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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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해로 만 20세. '약관(弱冠)'의 나이에 세계 정상권의 자리에 올랐다. 비결은 한우물 파기.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심텍의 얘기다.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메모리모듈용 PCB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30%에 이른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PC 서너대 중 한 대에는 심텍의 제품이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마이크론(미국).인피니언(독일).난야(대만) 등 세계 빅5 반도체칩 업체가 모두 심텍의 고객이다.

심텍은 1987년 '충북전자'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충북 청주의 향토기업이다. 95년 회사 이름을 당시 주력 PCB제품 'SIMM PCB'를 본따 심텍으로 바꿨다. 90년대초까지만 하더라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이 회사가 독자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98년엔 벤처기업으로 등록됐고, 이듬해엔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의 초우량기업으로 선정됐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00년에는 코스닥에 등록됐다.

심텍은 올 1분기 매출 858억원에 영업이익 9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10% 이상 넘긴 수치다. 삼성전자 등 대부분 정보기술(IT) 기업의 1분기 실적이 당초 전망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심텍의 이같은 기록 경신이 2,3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XP의 후속버전인 윈도우비스타 출시가 대표적인 호재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OS가 새로 나올 때 컴퓨터를 많이 바꾼다. 컴퓨터를 대거 교체한다는 것은 심텍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모듈용 PCB의 수요가 급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심텍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9%, 3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텍의 주가는 연초 하락세를 보이다가 2월말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9700원으로 올해를 시작했던 주가는 2월 한때 83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3월 들어 9000원대에 재진입했다. 지난 20일 종가는 1만200원.

SK증권은 "올해도 메모리모듈 등의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지배력과 우수한 품질,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6개월 목표주가를 1만25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도 최대 실적 경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이 매수의 적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6개월 목표주가 1만5000원, 투자의견 '매수'.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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