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개약진 속 「안테나」 풀가동/막바지 이른 민정계 후보단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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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막후절충 흐름에 촉각세워 박최고/세대교체 내세우며 바람몰이 이종찬/대의원들에 「역동정치론」배포 이한동/단일화 안되면 경선에 나설 것 박철언
후보단일화 1차시한을 13일로 잡아놓은 민정계 반김영삼 진영은 주말인 11,12일 경선출마 희망자간 다각적인 개별접촉을 통해 막바지 절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김영삼 대표­김종필 최고위원의 제휴설과 박태준 최고위원에 대한 출마포기 종용설로 쫓기는 듯한 형세에 쌓여 있으며 이종찬 의원에 이어 이한동 의원도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 각개약진 태세.
이처럼 후보단일화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7인협의체와 별도로 김복동 당선자도 나름대로 출진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반김전선이 지리멸렬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5·19 전당대회를 40일 정도 남겨두고 대의원들의 일반적 성향을 정확히 알 수 없는등 변수도 많아 앞으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김진영 의견수렴
○…박최고위원은 11일 낮 이종찬·박준병·오유방·김현욱·이승윤·김중위·최재욱·이상하·이도선·조남조씨 등 민정계 인사들과 오찬회동을 갖고 반김진영의 의견을 수렴.
박최고위원은 12일 당수뇌부 골프회동에 앞서 이종찬·박철언 의원 등과도 개별접촉,노­YS,노­JP,YS­JP,JP­박최고위원 등 최근 당수뇌부간 일련의 막후접촉에서 드러난 흐름을 점검하고 후보단일화를 위한 막판절충을 계속.
박최고위원과 반YS세력 핵심멤버들과의 연쇄접촉에서는 『친김진영이 주장하고 있는 특정인 출마배제 움직임은 자유경선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고 결론짓고 당수뇌부간 의견교환시 제한없는 자유경선원칙 관철의 뜻을 전달키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후문.
그러나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이종찬·이한동·박철언 의원 등 각자 의견이 모두 달라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최고위원은 6차 「중진협」모임 이전에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막판담판을 통해 JP의 의중을 확인한 뒤 13일 중진협 모임에서 자신의 거취문제와 후보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박최고위원이 선택할 방향은 ▲출마선언 ▲불출마선언후 중립표방 ▲불출마와 함께 이종찬 의원 지지 ▲불출마선언후 반김 후보단일화 주력 등 여러 가능성중 어느 방향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박최고위원의 측근은 『13일 모임에서 이종찬 의원의 독자출마선언에도 불구,나머지 멤버들이 박최고위원으로의 단일화로 뜻을 모으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굳힐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두 이의원이 각자 출마의사를 굽히지 않고 후보난립이 불가피해지면 박최고위원은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막판까지 후보단일화 조정 및 반YS후보 승리를 위해 전폭 지원하는 역할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구세력 대결 해석
○…박태준 최고위원의 거취에 따라 단일화를 지지해온 박철언 의원 입장에도 영향을 줄듯. 박철언 의원도 경선출마 여부를 후보등록 개시일(19일) 전후에 밝히겠다면서 각계 인사들과의 광범위한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박의원은 일단 주력하고 있는 민정계 후보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박의원 진영에서는 현재 경선구도가 신·구세력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후보단일화 실패가 기정사실화되면 후보등록 개시일 직후인 20일께 공식출마 선언과 함께 대의원 추천장을 받는다는 복안도 갖고 있어 자칫하면 대통령 친인척 3명중 2명이 출마선언하는 사태도 예견된다.
○연쇄접촉 보고 고무
○…이종찬 의원은 당초 민정계 반김파의 대세에 밀려 독자출마 선언을 유보하고 중진협의체에 참가했으나 끝까지 출마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상태.
더욱이 노대통령과 세 최고위원들 사이의 연쇄 개별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박최고위원의 운신의 폭이 좁아드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자신으로의 민정계 단일화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적잖이 고무된 표정이다.
이의원은 이에 따라 11일 아침 『세상이 다 바뀌어도 나의 출마에는 변화가 없다』며 분명한 출마의욕을 밝히고 13일로 예정된 민정계 반김7인 협의체를 고비로 공식 출마를 선언하겠다는 태도다.
이의원의 1차전략은 박최고위원이 경선출마를 포기할 경우 세대교체와 새정치를 명분으로 자신을 밀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것.
물론 박최고위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이의원의 출마는 사실상 굳어진 상태여서 민정계 반김단일후보는 물건너갔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다음 이의원은 일반 대의원표가 승부처가 된다는 판단아래 많지 않은 계보 위원장을 전면 가동해 밑바닥부터 위로 세대교체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
7천명이나 되는 대의원들이 소속 지구당위원장의 뜻을 모두 따르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아래 자신의 바람작전이 충분히 먹혀들어 갈 것이라며 승산을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경우 의원·박범진·박주천·박명환 당선자등 친이 소장그룹들을 규합,김대표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TV토론등에 기대
○…이한동 의원도 11일 자신의 지구당(연천­포천) 개편대회에서 『민정계 후보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성사가 안될 경우 경선에 나설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해 민정계 후보단일화가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평소 『이종찬 의원이 나서면 무조건 경선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주장을 펴왔는데 민정계 단일후보가 어려워지고 이종찬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자 재빨리 공식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기선을 잡겠다는 속셈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의원의 이같은 발빠른 입장표명은 박최고위원의 중대결심(출마)에 따라 변화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의원 역시 경기지역 위원장을 중심으로 밑바닥 대의원표를 겨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비슷한 상황인 이종찬 의원과 표를 갈라먹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자신의 출마소신을 살아움직이는 「역동정치론」으로 정리,이미 전국대의원·당원 등 2만여명에게 배포했다.
두 이의원은 YS보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더라도 노대통령이 엄정관리입장만 지켜주면 40일 가량 남은 선거운동과정에서 ▲TV토론 ▲대의원상대 정견발표 등의 기회를 통해 밑바닥으로부터의 돌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허남진·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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