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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교수 기지 발휘 학생들 피신 도왔다···공학과 데니스 홍 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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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버지니아텍 총기난사가 발생하던 순간 이 대학에 재학중인 한인 교수가 기지를 발휘해 다른 학생들을 대피할 수 있도록 도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버지니아텍 기계공학과에서 4년 째 ‘로봇과 공학’ 클래스를 가르치고 있는 데니스 홍 부교수(36·사진)가 주인공.


그는 사건 당시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웹캠으로 사건 현장을 생중계, 총격사건을 모르고 학교에 머물던 학생들은 대피할 수 있었다.

홍 부교수는 18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총격이 발생한 노리스 홀이 바로 사무실 창문 옆이라 사건 처음부터 끝까지 총격소리와 비명소리를 들었다. 너무 끔찍하다. 지금도 충격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교수는 “총소리가 들려 창 밖을 내다보니 무장한 경찰들이 뛰어오고 있었다. 큰 일이 발생했구나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 부교수는 즉각 카페테리아나 연구실 등에 모여있을 자신의 학생들과 다른 건물 학생들을 생각했지만 “건물 아래층은 셀률러 폰도 안돼 학생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며 “인터넷 밖에 없다는 생각에 모니터에 붙어 있던 웹캠을 창가로 옮겨 노리스 홀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 지 생중계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후 조교 2명과 함께 사무실에 6시간 동안 갇혀 있었던 홍 부교수는 사건이 종료된 후에는 범인의 신원확인을 도와달라는 경찰요청에 따라 경찰이 찍은 사건 현장 사진을 접하기도 했다.

조승희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홍 부교수는 “한인 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너무 충격을 받았다다”며 “지금 바라는 건 학교와 커뮤니티가 함께 어려운 순간을 이겨나가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퍼듀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과정을 마친 홍 부교수는 4년 전 이 대학 교수로 부임했으며 현재 로봇동력 관련 연구를 이끌고 있다. 홍 부교수는 올 초 전국과학재단(NSF)에서 젊은 과학도에게 수여하는 ‘NSF커리어상’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USA중앙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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