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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김홍기, 삼성 동봉철|시범 경기서 불방망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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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루키 김홍기(태평양·동국대) 와 동봉철(삼성·중앙대).
올 프로야구 시범 경기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 두 선수는 별을 좇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로 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시범 경기가 계속되면서 이들은 매게임 맹타를 터뜨려 신인 투수들이 판을 치는 시범 경기에서 타자로는 군계일학이라는 평을 듣고있다.
특히 김홍기는 지난 2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린 후 24일까지 3게임 연속 홈런 등 모두 4개의 홈런을 때려내 타격 부문의 신기록 제조기인 장종훈 (빙그레)을 위협할 정도로 기세가 오르고 있다. 동국대 4학년때인 지난 90년 봄철 대학 리그 홈런왕 (10개)을 차지, 슬러거의 면모를 다진 김은 지난해 프로 입단 이후 2군 리그에서도 홈런 (8개) 과 타점 부문 1위를 휩쓸어 기대를 걸게 했었다 .
1m80cm 80kg의 좋은 체격을 지닌 김은 지난겨울 훈련 동안 정동진 감독의 집중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타격 자세를 교정, 선구안과 파워를 길러온 결과 시범경기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장거리 타자가 부족한 태평양은 포수인 김을 지명 타자로 내세워 4, 5번 타자로 기용할 예정이다.
한편 중앙대 재학 시절부터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선수로 재질을 보인 동봉철은 시범경기가 시작하자마자 5할대의 타율로 타자 재목이 빈곤한 올 신인 무대에서 단연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동은 좌타자를 선호하는 김성근 감독의 기호에 들어 맞는데다 발마저 빨라 노장이 많은 삼성외야진에 활기를 더해 주고있다. 1m80cm 82kg으로 역시 좋은 체격에다 야구 센스가 뛰어난 동은 시범 경기 7경기에 출전, 16타수 8안타 5득점의 강타를 과시하고 있다. 삼성 김성근 감독은 동이 기대에 걸 맞는 활약을 보이자 주포인 김성래를 좌익수로 돌리는 등 대폭적인 외야진의 세대 교체 단행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프로 야구는 지난해 투수인 조규제(쌍방울)가 신인왕을 차지했으며 올해에도 대학 야구의 간판 스타인 정민태(한양대·태평양), 지연규 (동대·빙그레) 등 대어급 투수들의 등장으로 투수 우위의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신예인 김과 동이 타격에서 만만찮은 기세를 보여 신인왕 쟁탈전이 볼만하게 됐다.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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