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 모자란다" 전기 난방 금지령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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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바람에 전력 부족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FT는 최근 밤에만 가동하는 공장과 강제 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일부 도시의 경우 전기난방을 금지하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상하이(上海) 인근의 항저우(杭州)에서는 신호등마저 꺼버리는 바람에 엄청난 교통혼잡이 야기되기도 했다.

국영 전력연구기관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력난이 더 심각해져 전력할당제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전력 수요 증가율은 올해 15%, 내년 10.7%로 경제성장 속도(8.5%)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중국 전문 컨설팅사 우르달라인의 마이클 코메사로프 이사는 "중국 32개 성(省).자치구 중 21곳이 현재 어떤 형태로든 제한 송전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전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곳은 저장(浙江)성.장쑤(江蘇)성.상하이(上海) 등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양쯔강 삼각주 지역들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창출한 곳으로 내년에 총 전력수요의 10~15%가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장성에서도 특히 섬유산업이 발달한 항저우에서는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기난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일부 도시는 이미 제한 송전을 실시하고 있다. 광둥성에서도 2천5백개 이상의 공장이 몰려 있는 둥관(東莞)지역에선 일주일에 하루는 생산라인을 세우거나 철야작업을 하지 말 것을 강요받고 있다.

FT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전국적인 전기 부족 현상 때문에 외국인 직접투자(FDI) 열기도 식고 있다고 전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중국 내 전력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1천8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10일 보도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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