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오른쪽에서 둘째)이 강재섭 대표(左), 강창희 최고위원(右)과 15일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유세장을 찾아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왼쪽에서 둘째)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대전=오종택 기자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예비후보가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대전 서구을 선거구도는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올해 말 예상되는 대선구도와 같다. 대선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지난 주말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 31.4%,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33.1%, 한국사회당 김윤기 후보 1.9%로 1, 2위 두 후보가 오차 범위에서 접전 중이다.
조사결과를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저연령층에선 이재선 후보 우세, 고연령층에선 심대평 후보 우세다. 고연령층의 높은 투표율을 감안하면 심 후보가 유리하다. '투표 확실' 유권자 층에서는 심 후보가 이 후보를 9.1%포인트 앞선다. '인물' 면에서도 18.6% 대 47.4%로 심 후보 편이다. 이 정도면 여론조사로는 심 후보 우세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결론 내리기를 망설인다. 대다수가 '막판까지 가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해 5월 지방선거 때 "대전은요?" 한마디로 대전시장 선거의 향방을 결정지었다. 그동안 박 전 대표는 6개월마다 한 번씩 '선거 불패'라는 앰풀 주사를 맞으며 지지율이 급등했었다. 그 때문인지 이번 4월을 지지율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며 선거운동 첫날부터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이명박 전 시장 측의 지원도 만만치 않다. 인도에서 귀국하자마자 대전으로 달려갔다. 게다가 대전의 여당은 한나라당이다. 시장, 구청장, 시.도의회 의원까지 한나라당 일색이다. 조직전이 영향을 줄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질 수 없는 선거다.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中)가 류근찬(左).정진석 의원과 함께 15일 둔산대공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대전=오종택 기자
범여권으로서는 이 지역 선거가 한나라당에 맞서는 '선거 연합'의 실험대라 할 수 있다. 마치 신제품의 전국 출시에 앞서 사전 테스트하는 격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범여권의 대선을 향한 통합 움직임의 방향과 속도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대전 서구 을 선거야말로 단순한 지역선거가 아닌 전국 선거라 해야 옳다.
안부근 여론조사전문기관 디오피니언 소장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