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농구 명감독 타캐니언|타의 사퇴로 주민들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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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식축구와 함께 미국대학스포츠의 최고 인기 종목인 대학 농구가 최근 한 유명 감독의 사퇴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승률 84%를 기록하고있는 네바다주립대학(UNLV) 팀의 제리 타캐니언 감독.
타캐니언은 무명의 UNLV를 19년간 조련, 미 최강팀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이 대학에서만 5백9승, 1백5패를 마크해 승리 제조기란 애칭을 갖고 있다.
타캐니언은 역대 다승 감독 10위에 랭크돼 있으며 현역 감독으론 2위에 올라있다.
타캐니언은 미 프로농구(NBA)결승 진출보다 더 어렵다는 미 대학체육협회(NCAA)결승전에 아홉번(6승3패)이나 팀을 진출시켰으며 4강에 네번 올랐고 89∼90시즌에는 대망의 패권을 차지했다.
91∼92시즌 UNLV는 26승2패를 기록했으며 서부지역에서는 18승 무패와 함께 90년이래 홈 경기 47연승의 대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네바다주에서 타캐니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 주지사에 출마하면 당선이 어렵지 않으리라는 얘기.
이 같은 인기와 명성에도 불구, 타캐니언이 타의에 의해 코트를 떠나게 되자 네바다 주민들이 흥분하고 있다.
스파르타식 훈련과 많은 연습량으로 유명한 타캐니언은 운동선수들도 정규수업을 받도록 해온 NCAA측과 마찰을 빚어 왔으며 총장과도 감정 싸움까지 벌였다.
혹독한 훈련 방식에 대해 NCAA측이 지난해 팀을 징계하자 타캐니언은 법정에 제소하기에 이르렀으며 대법원에까지 상고했으나 패소, 올 시즌 플레이오픈전 진출을 금지하는 중징계를 당했다.
타캐니언은 최근 주민들의 종용으로 사의를 번복했으나 맥슨 총장은『이미 끝난 일』이라며 사퇴를 기정사실화 했다.
지난주 있었던 재판에서 네바다 주민을 비롯한 재학생과 팬들은『타캐니언을 학교에 남도록 하자』란 문구가 적힌 T셔츠를 입고 타캐니언에 대한 지지를 보냈으나 무위에 그쳤다.
T셔츠 뒤편에는『맥슨 총장을 해고시켜라』란 문구가 새져져 대조.
지난 2일 타캐니언은 유타 대학을 65-53으로 꺾은 직후 은퇴식을 가졌으며 1만8천명의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아쉬워했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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