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ORStart] 창신동 해송공부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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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공부방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겨 걱정이 클 거야. 그래도 힘내자. (중략) 많은 사람이 너희를 위해 조금씩 기부해 차곡차곡 쌓여 가잖아."

경기도 의정부 나눔공부방의 장유리(중1)양이 서울 종로구 창신동 해송공부방 아이들에게 보낸 격려 편지다. 해송공부방은 2월 24일 오후 9시 큰불이 나 보금자리를 잃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올 가을로 30주년을 맞는 이 공부방은 건물이 워낙 낡아 화재 등 위험에 늘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공부방 교사와 학부모들은 낙담에만 빠져 있을 수 없었다. 당장 아이들 23명이 방과 후에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급히 수소문해 근처 빈 점포를 3개월 동안 빌릴 수 있었다. 스티로폼만 우선 깔고 수업을 시작했는데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다. 중앙일보와 위 스타트(We Start) 운동본부, CJ나눔재단이 펼치는 공부방 디딤돌 운동(Donor Start.국민 소액기부운동)은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300만원과 컴퓨터.프린터 등 기자재를 제공했다. 해송공부방 김미아 대표는 "학부모들께서 직접 옷을 만들어 팔아 신축 자금 1000만원을 마련했고, 집에서 아끼던 그릇이며 담요까지 들고 와 공백 없이 수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부방 디딤돌 운동을 통해 교복을 지원받았던 의정부 나눔공부방의 32명 아이는 '소말리아 어린이를 돕겠다'며 모아온 11만4920원이 든 저금통과 격려 편지를 보내왔다. 격려 편지를 읽은 승호(초등학교 2년)는 "우리도 군것질하지 말고 저축하자"며 집에서 저금통을 가져 왔다. 멀티플렉스 극장 CGV도 4~8일 열린 'CGV 팝콘 필름 페스티벌'의 수익금 일체를 해송공부방 재건에 기부한다.

◆ 공부방에 소액 기부하려면=운동 홈페이지(www.donorstart.org) 에 공부방.쉼터.분교 등 교사들이 올린 교육제안서 가운데 공감하는 제안서에 소액 기부를 하면 CJ나눔재단이 같은 금액을 덧붙여 두 배로 지원한다. 결제 수단은 신용카드, 온라인 계좌 이체 등이 있다. 인터넷 결제가 번잡하면 홈페이지에서 가상 계좌로 결제하고 은행에서 송금한다. ARS(060-702-0900, 한 통에 2000원 기부)도 된다.

원낙연 기자 <yanni@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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