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력 발군…기량 "쑥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김윤만의 이날 쾌거는 전혀 기대 밖의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기록향상속도가 빨라 대성이 기대되었으나 메달권 진입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김은 지난90년 일본 마쓰모토에서 열린 월드컵빙상대회에서 세운 1분15초87이 최고기록으로 세계기록(1분12초58)이나 올림픽기록(1분13초03)에는 크게 차이가 나 이처럼 엄청난 일을 해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이 국내 빙상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88년6월. 경의국→의정부중→의정부고교에 진학한 김은 국가대표상비군에 처음 발탁됐다. 대표팀선발전 3위.
그러나 상비군에 발탁된지 불과 2개월만인 9월 평가전에서 탈락했으나 당시 대표팀 박창섭(박창섭)감독이 뛰어난 지구력을 높이 평가, 전격적으로 다시 뽑아 88년9월부터 서독 인젤에서 실시하는 전지훈련에 합류시켰다.
3개월간의 전지훈련 기간중 김은 6차례의 서독국제친선경기에 출전, 5백m에서 39초91을 기록한 것이 최고성적.
그러나 39초대 진입은 세계기록(36초대)과는 큰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당시 나이(15세)를 감안해 높이 평가받았다.
훈련최고기록인 39초59는 배기태(배기태)를 제외한 국내 최정상급 기록과 비슷한 것이기 때문.
이후 김은 지난해 2월 91세계남녀스프린트 선수권대회 때까지 각종국제대회에 참가, 6차례의 주니어 한국신기록을 경신해오는 등 꾸준한 성장을 계속해왔다.
김이 「황색특급」으로 불리던 배기태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힌 것은 지난해11월 전국 스트린트 선수권대회에서 제갈성렬(제갈성렬·단국대) 이인훈(이인훈·한체대)등 국내 정상급대표들을 모두 제치고 5개 부문을 석권하면서부터.
특히 김은 지난해 11월 베를린 월드컵시리즈5백m에서 37초81을 마크, 자신의 최고기록(37초91)을 0초10 앞당기며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배기태가 대학1년때 이룩한 37초대 진입을 김은 고교3년때 이룩한 것.
1m77cm·72kg의 체격으로 하체가 특히 잘 발달되어 있고 지구력이 뛰어난 김은 『체중을 조금 더 늘리고 코너에서 직선주로로 바꾸는 연결기술을 보강하면 1년 내에 5백m는 36초대, 1천m는 1분14초대로의 진입을 기대해 볼만하다』는게 이영하(이영하)감독의 설명.
이날 김은 1백m래프타임 17초03, 5백m래프타임 44초80을 마크했는데 마지막 코너에서 균형을 잃어 어깨를 삐끗하는 불안한 순간을 보여 이 실수만 없었다면 0초01차를 극복, 금메달도 가능했던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 여자대표였던 김윤경(김윤경·21)의 동생인 김은 4세때 파주근처의 군부대에서 만든 스케이트장에서 처음 스케이팅을 배워 의정부경의국교 1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12년만에 세계적인 스케이터로 성장했다. 의정부에서 정육점을 하는 아버지 김명호(김명호·48)씨의 1남1녀중 외아들로 취미는 음악감상.【알베르빌=김인곤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