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씨 의문의 출국/출마설 나돈 뒤 「복잡한 일」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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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인·딸과 함께… “미국서 머문뒤 5월께 오겠다”
통일국민당에 창당발기인으로 참가했던 코미디언 이주일씨(52·본명 정주일)가 13일 오후 6시45분 부인 제화자(53)·딸 정미숙(24)씨 등 가족과 함께 홍콩행 CPA411편으로 출국했다.
이씨는 출국하기전 측근들에게 『머리를 식힐겸 사흘쯤 홍콩에서 머무르다 미국에 들른뒤 5월께 돌아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그러나 갑작스레 출국하면서 출연중인 SBS­TV의 쇼프로그램 『현장쇼 주부만세』제작 책임자등과 한마디 상의없이 떠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출국이 구리시에서의 국회의원 출마설과 관련,자의에 의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한편 이씨와 친근한 연예인들은 『이씨가 줄곧 출마하지 않고 그냥 연예인으로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왔으나 요즘 주변에 복잡한 일이 많다고 곤혹스런 표정도 보여왔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씨가 곤혹스런 입장때문에 일시적으로 출국했지만 사업이나 TV출연 등을 위해 곧 귀국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씨는 통일국민당 발기인이 되고 구리시 출마설이 나돌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와 공연장에서 전에 없던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백혈병에 걸린 명지대생 정태수군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이씨와 명지대 학생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자선공연에서는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일부 관객들로부터 달걀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이씨가 경영하는 유흥업소에는 최근 낯모르는 남자들이 자주 찾아와 불순분자를 찾는다며 손님들의 신분증을 검사하는가 하면 업소 근처에 주차한 차량에 딱지가 붙는 일이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이씨는 최근 코미디프로 내용을 바꾼 최모씨와 만나 『당신도 정치영향으로 곤란을 겪고 있으니 잠시 외국에 나가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권유한 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인들의 정치참여 움직임과 관련,이씨외에도 탤런트 강부자씨등이 출연프로에서 물러나는등 변화를 겪고 있다. 강씨는 통일국민당 발기인이 된후 13년간 진행해온 KBS­2라디오 『안녕하세요』프로그램 진행자를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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