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성장이 더딘 아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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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이렇게 작은 줄 몰랐어요!'자녀가 처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들의 체격조건과 비교를 한다. 이때 내 아이가 유난히 키도 작고 왜소하다면 엄마 입장에선 여간 속이 상하는 게 아니다.

특히 아이들의 키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함에 따라 의학적인 기준만으로 부모를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저성장은 발육상태가 또래 중 하위 10% 이내인 경우, 또 X선 촬영 소견상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두 살 이상 어리게 나타났을 때, 또는 매년 같은 시기에 키를 재 1년에 4㎝ 이하로 성장하는 경우를 말한다.

어린이는 성장발육이 빠르고 생기가 넘쳐나 "양상유여 음상부족(陽常有餘 陰常不足)"이라 하였다. 양상유여는 생기가 왕성함을 의미하고, 음상부족은 성장은 신속하나 성장을 보조할 수 있는 물질적 기초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의미한다.

즉 세포 성장을 유도하는 성장호르몬과 같은 신호체계의 발달 지연보다는 후천적인 식사 불량으로 영양이 부족한 것을 말한다.

저성장아를 위한 한방 치료는 소아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성장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성장부진에 관여하는 장부로는 신(腎)과 비위(脾胃)를 들 수 있다.

인체 오장 중 신은 우리 몸의 물질적 기초인 정(精)을 저장하고, 골수를 생산해 뼈의 강약과 성장을 통제한다.

또 전신의 진액 및 호르몬 대사를 주관해 선천적으로 받은 기운의 근본이 된다. 때문에 부모가 키가 작은 저성장아에겐 주로 신의 기운을 돋우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약물로는 숙지황.산수유.구기자.두충 등이 응용된다.

이에 비해 비위는 후천적인 영양공급을 담당하는 장부다. 따라서 식욕부진.만성 설사 등과 같이 음식물 섭취.흡수가 억제되면 성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후천적 성장부진은 비위의 기운을 돋우는 치료가 우선되며, 인삼.백출.황기 등의 약물을 응용한다.

성장치료의 목표는 아이가 균형적인 신체활동의 회복을 통해 평균 이상의 성장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결과에 대한 성급한 기대보다 고른 영양식과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임을 인식하자.

사랑이꽃피는한의원 원장 이정택(www.kidzmed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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