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협상 '덜 주고 덜 받기'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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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고위급 협상 사흘째인 28일 한.미 양국은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의 88개 업종과 미국의 19개 업종을 시장개방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한국이 시장개방 예외 대상(개방 유예)으로 제시한 의료.교육.운송 등 88개 업종을 모두 인정하기로 했다. 대신 한국은 미국이 개방 예외 대상으로 제시한 원자력발전연료업.내항해운 등 19개 업종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서비스 시장 개방에서 협상 진척을 위해 서로 덜 주고 덜 받는 식으로 민감한 업종을 모두 제외키로 한 것이다.

이처럼 교육.의료 등 핵심 서비스 산업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한.미 FTA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체결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럴 경우 선진 서비스 산업에 국내 시장의 문호를 열어 국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당초 목표에 못 미칠 경우 FTA 체결 효과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서비스 협상에서 한국의 시장개방 제외 업종으로는 ▶전력.우편▶병원.약국▶신문.잡지.뉴스제공업(통신사) 등이다.

또 금융서비스 분야는 별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방송 분야에서 미국이 케이블 방송 등 일부 시장 개방을 고집하고 있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양측은 이를 장관급 협상으로 넘겨 다른 쟁점과 묶어 일괄 타결하기로 했다. 농산물.섬유 등 핵심 쟁점 분야에서도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어졌다. 미국은 뼈 있는 쇠고기의 검역 기준 완화를 서면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돼지고기 수입관세도 5년 내에 없애라고 요구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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