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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금 1등도 5년후 밥벌이 고민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5년 미국의 미디어 전문출판사 ‘오라일리사’의 대표인 팀 오라일리는 웹2.0의 개념을 제시했다. 참여ㆍ공유ㆍ개방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웹 환경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당시 오라일리는 ‘What is web2.0‘이라는 글에서 웹2.0의 대표 모델로 구글을 꼽았다. 과연 구글이 웹2.0의 대표 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과학진흥회 연례 컨퍼런스에서 다음과 같은 강연을 했다. “강의 후반부에 과학자들이 연구 성과를 디지털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 성과는 대부분 검색 엔진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과학 지식을 개방해 누구나 참고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를 행동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구글의 미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포털서 찾아보니 2만건, 구글은 4,180만건
무엇보다 구글의 가장 큰 힘은 검색이다. 다른 웹에서 찾기 힘든 전문자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한 국내 포털과 구글에서 동시에 ’digital signal processor‘(디지털신호를 기계장치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집적회로)란 전문용어를 검색해봤다. 검색 결과 국내 포털은 20,949건인 반면 구글은 41,800,000건이나 됐다. 단순한 검색 양만 보더라도 구글이 2,000배 이상이었다. 이미지 검색도 해봤다. 국내 포털은 한 장의 이미지도 검색되지 않았던 반면 구글은 13,100개가 나왔다.

한국에 앉아서 구글로 돈벌기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이삼구(32)씨는 지난 달 구글에게 1000달러 이상을 받았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팔글(www.palgle.com)에서 구글 애드센스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애드센스란 구글이 제공하는 광고를 자신의 사이트에 노출시키고 클릭 수에 따라 광고 수익을 구글과 운영자가 배분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원래 처음 웹2.0이라는 용어가 생길 때, 수익이 나는 회사의 공통점을 찾다가 나온 것이에요. 따라서 구글 애드센스만을 놓고 말하자면 누구나 광고 코드를 받아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특징이 웹2.0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실제로 사이트를 운영하며 애드센스를 통해 얻은 수익을 공개했다.

<그래프1>팔글월별수입

한국서 미국 집 구하는 것도 구글덕?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집을 구하려면? 직접 미국에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하우징맵스(www.housingmaps.com)‘를 이용하면 미국에 있는 집을 인터넷으로 구할 수 있다. 그것도 집 주변 환경은 어떤지, 도로 사정은 어떤지 등을 파악하면서 말이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구글의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정책 때문이다. 오픈 API란 정보시스템 이용방법을 공개하여 외부에서 이를 사용 가능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하우징맵스는 구글의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스와 기존의 부동산 정보를 합쳐 만들어졌다. 특히 이렇게 오픈API로 공개된 웹 플랫폼들을 섞어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매시업(mash-up)이라고 한다.

‘웹2.0시대의 기회, 시멘틱웹’의 저자인 김중태문화원 김중태 원장은 “매시업은 웹2.0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사례 중 하나다”며 “앞으로도 참여, 개방, 공유로 만들어지는 매시업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징맵스 화면. 구글의 위성 지도 서비스를 이용,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집의 내부는 물론 주변 환경까지 상세히 볼 수 있다.

구글, 한국 포털 텃세 이겨낼까?
참여, 개방, 공유의 플랫폼으로서 구글은 대표적인 웹2.0 모델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구글에도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의 성적이 초라하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구글 초기 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UCLA 컴퓨터공학 조정후 박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인터넷 검색시장만 놓고 보았을 때 외국에 비해 한국의 경우는 포털 업체들이 인터넷 내의 콘텐트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구글이 들어와서 따라잡기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힘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나 카페 등의 콘텐트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국내 포털이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박사는 “아무래도 구글의 검색기술은 다른 어떤 회사들에 비해 뛰어나고 또 계속 발전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한국 환경의 특수성에 기대어 기술개발에 뒤쳐질 경우 한국 기업들의 시장 주도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색을 넘어서' 구글의 미래는
‘구글, 성공신화의 비밀’의 저자인 마크 맬시드는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구글의 현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구글은 검색엔진으로 시작했고 그것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구글 검색은 어떤 검색엔진보다 빠르고 정확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의 목표는 검색 이상입니다. 그들은 모든 세계의 정보를 온라인에 올려놓고 모든 사람이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게 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는 또 구글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몇 년 후 구글을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단지 검색’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일 것입니다.”(So what will make Google popular in a few years will probably be more than just “search.”)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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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시대③] 인터넷 세계대표 기업 '빛과 그림자'

'웹 2.0 인사이드' 시리즈는 젊은 기자 10명이 한 달 동안 열심히 현장을 누비고 국내외 자료를 분석해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미완성'이라고 부를 참입니다. 웹 세상은 넓지만 취재기자의 시야는 좁은 탓입니다. 그래서 기사의 완성을 여러분의 '집단지성'에 기대기로 했습니다. 웹 2.0 프로의 한 수 지도를 부탁합니다. 아마추어의 건전한 상식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기사를 읽고 여러분이 올려주신 지식, 질문이나 답, 참고자료 등은 기사에 반영됩니다. 일부 기사는 다시 작성해 신문에 실을 계획입니다. 여러분의 댓글로 기사가 완성되는 곳, 그것이 바로 웹 2.0의 현장입니다. -중앙일보 공채 43기 기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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