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은 당대의 포털사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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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 남선사에 소장된 고려 초조대장경 판본을 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들이 정밀 촬영하고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제공]

"고려대장경은 단순한 불교 경전이 아니라 당대 문화와 지식을 집대성한 결집체입니다. 4년 후면 초조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한 지 꼭 1000년이 됩니다."

고려대장경은 '초조대장경''속장경''팔만대장경'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1011년(현종 2년) 거란의 침략을 계기로 만들기 시작한 초조대장경의 목판은 소실됐으며, 목판으로 찍은 책은 1967년 일본 교토의 남선사에서 처음 확인됐다.

사단법인 고려대장경연구소 오윤희 소장은 "대장경에는 불교 경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승전, 전기류, 역사서, 사전, 불교와 관련된 각종 설화 등이 모두 엮인 당대의 '포털사이트'였다"고 설명했다. '대장경'의 지식사적, 문화사적 의의는 매체의 변화가 급격한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설립된 '고려대장경 천년의 해 기념사업 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루이스 랭카스터 버클리대학교 명예교수, 종림스님)는 다음달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고려대장경 천년의 해 선언식'을 갖는다.

'고려대장경'의 의의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학술.문화 행사도 2011년까지 계속 진행한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된 30여 종의 대장경을 한 곳에 모으는 '대장경전'을 비롯, 한일 및 한중 학술 교류, 인도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동아시아로 불교가 전해진 길과 문화적 자취를 추적하는 '실크로드 아시아 지식.문화 교류전'등도 열 예정이다. 고려대장경연구소 이사장인 종림(宗林) 스님은 "대장경 내용의 디지털화도 추진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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