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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도 심각한 질병|미8군 알콜·마약상담원 윤명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알콜중독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점점 악화돼 죽음에 이르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마약중독과 똑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과 가족들에게 끼치는 피해, 치료법까지 마약중독과 동일합니다.』
미8군 알콜 및 마약병동의 알콜 및 마약 중독전문상담원 윤명숙씨(28)는 『선진국에서는 마약과 알콜중독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약물 중독이라는 명칭으로 통합해 부르고있다』며 『알콜은 대표적 약물이며 알콜중독이 심각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국내에 아직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씨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 분야와 관련을 맺게 된 것은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 다니던 87년이었다.
미8군 마약 및 알콜 병동으로부터 실습생을 보내줄 것을 요청 받은 대학원측에서 평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윤씨를 추천한 것.
윤씨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인턴자리를 얻었고 다음해 독일 뮌헨의 알콜중독 교육훈련센터에서 미군 상담원을 위해 개설한 강좌를 들은 뒤 정식상담원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함께 교육을 받은 아태지역 상담원 56명중 한국인은 한 명뿐이었으므로 윤씨는 이때 국내 최초 유일의 이 분야 전문가가 됐다.
그후 미국 미네소타의 존슨 인스티튜트 등에서 7차례에 걸쳐 해외 연수를 받은 윤씨는 개별·그룹·가족 상담 등 3분야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 사람이 56차례까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고 『약물중독은 의사·간호사· 심리학자·가족치료사·전문상담원 등 전문가 5명이 한팀이 되어 치료해야 하는 난치병』이라고 했다.
윤씨는 『국내에는 정신병원마다 약물, 특히 알콜중독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 분야 전문가가 없어 병원마다 골머리를 앓고있다』고 소개하고 『국내 약물 중독자는 1백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전문 치료병원은 내년에 최초로 한곳이 설립될 예정』 이라며 시급한 범사회적 대책 수립을 역설했다.
알콜중독 환자가 많이 몰리는 서울의 모의원에서 매주 두 차례씩 4년째 자원봉사를 해오며 대학에도 출강하고 있는 윤씨는 『내 일을 잘 이해하는 남편 덕분에 이런 바쁜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웃어 보였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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