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후보로 뜨는 '월가 파수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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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월가의 파수꾼' 엘리어트 스피처(45) 뉴욕주 검찰총장이 내년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유력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사령관은 '많은 방면에서 능력있는' 그를 런닝 메이트 후보로 언급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컬럼니스트 마크 쉴즈도 그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이에 대해 스피처 총장 측은 "지금은 현직에 충실할 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공식 후보 제의가 오면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원인 그는 이미 2006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1998년 선거에서 뉴욕주 검찰총장에 당선된 그는 1년 전 월가의 간판 증권사 열곳에 14억달러라는 엄청난 벌금을 물린 주인공.

회사 이익에 눈이 먼 이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을 우롱하는 기업보고서를 만들어 돌린 '죄값'을 물린 것이었다. 지난 9월부터는 월가의 한 축인 뮤추얼펀드의 비리를 뿌리뽑겠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미 그 여파로 푸트남 등 대형 펀드의 여러 최고경영자가 사임했다.

뉴욕 브롱스 태생인 그는 부동산업을 한 유대인 아버지를 둔 덕에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아이비리그인 프린스턴대와 하바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86년 맨해튼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한 그는 90년대 초 뉴욕시 의류.봉제업계를 주름잡고 있던 마피아 감비노파를 거세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의 업무수행과 관련, "금권정치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음을 본다"고 평가하면서 '올해의 인물' 후보 중 한 사람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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