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 장하성펀드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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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는 23일 서울에서 열린 벽산건설 주주 총회에 참석, 벽산건설 김희철 회장의 이사 연임과 백명현 감사 선임 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KCGF의 대리인인 라자드코리아 동일원 대표는 "2004~2006년 벽산건설이 대주주 일가의 개인회사라 할 수 있는 인희와 내부 거래를 통해 인희의 이익이 367억원 늘었고, 이는 벽산건설의 이익이 인희에 이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벽산건설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만큼 현재 벽산건설의 주가(23일 종가 7270원)를 감안해 대주주 일가의 주식 500만 주를 소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벽산건설 김인상 대표는 "대규모 공급 계약에 따라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벽산건설도 이득을 봤다"고 응수했다.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인 결과 김희철 이사 연임 안은 찬성 93%, 반대 6.1%로 통과됐다. 3% 이상 주주는 의결권 제한을 받는 감사 선임 안도 찬성 78%, 반대 22%로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편 이날 부산 금호예식장에서 열린 동원개발 주총에서는 회사 측이 KCGF.코아베스트 등 일부 외국인 주주와 지분 위임을 받은 증권예탁원 등의 입장을 가로막아 주총은 한 시간도 안 돼 끝났다. 이 펀드의 고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동원개발이 지배구조 개선 합의를 묵살했다"며 "주총 무효 소송 및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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