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끝낸 최병렬 대표 "영남의원 절반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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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당의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58명) 가운데 50% 정도를 물갈이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평균으론 당 소속 지역구 의원(1백28명)가운데 최소한 35% 정도를 교체할 방침이다. 崔대표는 단식 기간 중 만난 영남권 중진의원에게 이 같은 뜻을 밝힌 것으로 5일 확인됐다.

崔대표는 이와 함께 현재 21명인 한나라당의 전국구 의원이 다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목표가 실행에 옮겨지면 한나라당 현역의원(1백49명) 가운데 60~70여명이 공천에서 탈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 경우 공천 과정에서 엄청난 진통과 파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崔대표는 이날 단식을 끝내며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한나라당을 재창당한다는 각오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현역의원 35% 정도의 물갈이'방침을 확인하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 "과거 당의 총재가 공천에 전권을 행사할 때도 그 정도까지 많이 교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고칠 것은 확실하게 뜯어고쳐 낡은 관행과 이미지를 털어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대폭 물갈이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재오(李在五)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崔대표가 병원에서 퇴원하면 곧바로 총선준비 체제와 정치개혁 체제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崔대표는 다음 주말께 당무에 복귀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총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인적 쇄신 등 대대적인 당 개혁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한 핵심 당직자가 밝혔다.

이 당직자는 "崔대표는 영남에서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론 35% 정도의 물갈이를 해야만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변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고,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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