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났다” 장난전화 서울만 하루 8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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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90%가 어린이… 성인은 여자가 80% 차지/새벽 술취한 여인 “마음의 열불 꺼달라” 하소연도
서울시내 소방서에 하루평균 8천여통의 「장난 화재신고전화」가 걸려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 소방본부가 지난 1년동안 서울시내 14개 소방서에 설치된 7백여대의 전화통화내용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1년동안 서울시내 일선소방서에 접수된 화재 및 구조신고 건수는 주·야간 모두 4백40만건이지만 이중 67%인 2백92만여통이 「장난」이었다는 것.
하루평균 1만2천여건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8천26건이 거짓말인 셈이다.
장난전화신고자는 6대 4로 남자가 많지만 전체전화의 90%는 어린이들이 건 것이다.
성인들이 건 나머지 10%의 장난전화는 남자가 2%인 반면 여자가 8%를 차지하고 있어 이채롭다.
새벽에 전화를 걸어 『내마음속의 열불을 꺼달라』고 아우성치는등의 어른도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술취한 20∼30대 여자들이라는 것이 서울시 소방관계자의 말.
장난전화의 계절간 차이는 거의 없지만 화∼목요일이 각각 10%정도인데 반해 유독 토요일과 월요일이 17%를 넘어 요일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만우절에는 매일 평균 8천여건이 걸려오던 장난전화가 6천4백여건으로 오히려 20%정도 감소하고 있어 어른들이 관심을 쏟으면 어린이들의 장난전화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루중 가장 장난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시간은 오후 2∼6시로 전체의 40%를 차지하지만 오전 2시이후에 전화를 거는 사람도 10%가 넘어 1년간 30만4천건이나 됐다.
서울시 소방본부 안갑수 방호과장은 『장난전화로 소방서의 업무도 큰 지장을 받지만 어린이들의 경우 자꾸 불이 났다는 전화를 하다보면 심성도 나빠지고 불에 대한 유혹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김종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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