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총리 폐회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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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 총리 연설/핵 시범사찰 조속히 해결희망/민족역량모아 통일 앞당기자
연형묵 총리,그리고 북측대표 여러분!
오늘 이순간 바야흐로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이땅에도 와닿았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민족적 역량과 슬기를 한데 모아 이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와 인권과 행복이 보장되는 통일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침략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굳건히 함으로써 이 땅에 짙게 드리워져 있던 동족상잔의 전쟁위협을 걷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각기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제6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문본을 교환하고,3개 분과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여 화해와 불가침,그리고 교류·협력이 본격적인 실천단계로 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측은 그동안의 회담진행 과정에서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이 합의서가 남과 북이 각기 체결해온 기존의 조약이나 협정에 영향을 주어서도 안되고 줄 수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 두고자 합니다.
나는 우리측이 제의한 「한반도 비핵화등에 관한 공동선언」과 남과 북의 핵무기 존재여부 및 개발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범사찰」실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이제 남과 북이 불가침을 약속한 이상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할 이유가 없으며 온 겨레와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한반도의 핵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할 문제인 것입니다.
따라서 곧 판문점에서 갖기로 한 대표접촉에서는 우리측이 제시한 방안대로 한반도 핵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북측대표 여러분!
이제 우리 땅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과거의 어두웠던 날들을 뒤로하고 이제부터는 통일의 새날을 향하여 매진해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7천만 우리 겨레,그리고 우리의 자손들이 모두 자유롭고 인간답게,그리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통일의 날을 앞당기도록 새로운 노력을 시작합시다.
끝으로 오늘 이 결실을 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오신 남과 북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으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아울러 이 회담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7천만 겨레에게 감사드립니다.
◎연 총리 연설/기초닦은 평화전당/팀스피리트 재고를
내외의 커다란 관심속에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이 막을 내립니다.
이번 회담에서 「북남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핵문제도 올해안으로 대표접촉을 통해 협의키로 합의했습니다.
72년 7·4공동성명 이후 남북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북남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고위급회담에 밝은 전망을 던졌고 다방면에 대화를 보다 폭넓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의 성과를 기초로 정치·군사 대결상태를 완화하고 다방면에 걸쳐 교류의 길을 열게 되었습니다.
합의서는 7·4공동성명에서 밝힌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에 강령적 문건으로 평화·긴장완화·통일의 길을 내딛게 됐습니다.
온겨레에게 커다란 기대와 조선반도 및 해외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통일·평화를 바라는 겨레의 기대가 성취돼야 하며 이번 회담의 성과를 끌어서도 안되고 후퇴해서는 더욱 안됩니다.
닦아진 기초와 기둥에 지붕과 벽을 쌓아 평화의 전당을 마련해야 하며 회담을 더욱 진전시켜 민족의 통일숙원을 앞당겨 풀어줘야 합니다.
핵문제도 대표접촉을 통해 비핵지대화되어야 하며 비핵공동문건에 합의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서로를 훼손시킬 일을 말아야 하며 내년 팀스피리트훈련도 신중히 재검토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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