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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고객 입맛 '맞춤 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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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어느 비오는날 오후.비가 오면 피자를 즐겨먹는 대학생 김모씨는 휴대전화에 ‘고객님이 좋아하는 고구마피자가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치즈를 듬뿍 넣었으니 한번 시식해보시죠’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을 보았다. 즉시 1588로 시작되는 주문 전화를 걸자 ‘고객님, 감사합니다’라는 안내원의 친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화를 끊은지 10분이 채 안돼 집에서 가장 가까운 피자 체인점을 통해 피자가 배달됐다. 피자업체에서 金씨의 입맛과 취향, 그리고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소상히 알고 있기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조만간 외식업체들이 선보일 배달 서비스 중 하나다. 외식업체들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고객의 취향에 맞춘 1대1 배달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닭고기 배달 전문체인점 BBQ는 최근 KT와 공동으로 고객정보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는 내년부터는 전국 1천5백여개 점포에서 이 회사의 제품을 구입하는 모든 고객의 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어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시켰는지, 그 고객의 자녀들은 어떤 제품을 좋아하고 언제 주로 먹는지 등 자세한 구매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제품의 질 관리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가령 한 점포에서 사용되는 고기의 양에 비해 기름의 양이 적다면 좋은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이 경우 BBQ본사는 제품의 질 관리를 위해 기름의 수급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BBQ관계자는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통해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피자업체도 고객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1999년 피자업계 최초로 주문단일번호(1588-5588)를 도입한 피자헛은 주문고객의 정보를 콜센터 고객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해 배달 서비스 개선과 타깃 마케팅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정고객이 어떤 피자를 자주 주문하는지 등의 정보가 고객이 주문했을 때 고객 DB에 축적된다. 피자헛은 이 고객 DB를 통해 모든 고객을 단골.여성.가족 등으로 분류하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해당 고객에게 할인 쿠폰이나 시식권을 주기도 한다.

미스터피자도 주문단일번호(1577-0077)서비스를 8일 시작한다. 또 콜센터 직원이 매주 한번 직접 배달을 나가 주문고객의 요구사항과 배달지역의 특성을 직접 체험케 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6월 주문단일번호(1588-3082)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9월부터는 홈페이지 주문 서비스도 강화했다. 인터넷 주문 고객에게는 10%의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인터넷 주문은 고객들의 이메일 등을 통해 더욱 자세한 고객정보를 확보할 수 있고 콜센터 인원이 필요하지 않아 앞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객 관리뿐 아니라 배달의 질 향상 경쟁도 치열하다. 피자헛은 지난해 갓 만든 피자를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핫 박스에 넣어 배달하는 '핫 박스 시스템'에 도입했다.

박혜민.정현목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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