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골집 『본수원 갈비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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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수원시로 발령된지 l주일만에 동창생과 만나 우연히 가게 돼 인연을 맺게된 아주대와 동수원네거리 중간지점에 있는 본수원갈비집은 무엇보다도 최상질의 고기를 쓰는게 특징이다. 특히 20년 경력을 가지고 있는 주방장겸 사장인 김창근씨(47)는 산지에서 한우를 골라 자신만 지니고 있는 특이한 방법으로 조리, 손님들의 식탁에 도착하기 전에는 아무도 손을 못대게 한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먹인 소가 판치고 가짜 고춧가루·참기름이 시중을 휩쓰는 요즘 김씨의 고집스러움은 소중하지 않을수 없다. 이 집은 또 마늘과 고춧가루·후추등 양념을 산지에서 직접 사들여 쓴다고 소문이 나 끼니때 조금만 늦으면 앉을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갈비맛에 버금가는 이집의 된장찌개는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맛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의 고향친구들이 나 동창생들은 「갈비 먹으려 가자」보다는 「된장찌개 먹으러가자」는 말로 이 집을 지칭한다.
어떤 친구는 마누라 솜씨가 이정도라면 왜 밖에서 밥을 먹겠느냐고 고백하기도 한다.
부주방장격인 김씨의 아내 민정준씨(42)는 한햇동안 콩 15가마를 사들여 메주를 직접 쑤어 된장을 담그고 있으나 이것도 모자랄 때가 있다고 말한다. 민씨는 또 얘기할수 없는 비법이 있다고 늘 강조하면서, 조미료를 전히 쓰지 않는다며 일단의 비결을 털어놓는다. 음식값은 다소 비싸 갈비 1인분에 1만1천원. 된장찌개는 딸려 나온다.(0331)211-8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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