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전입금 1000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삼성그룹이 1996년 재단을 인수한 성균관대의 올해 재단전입금이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11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2007 회계연도(올 3월~내년 2월) 재단전입금 수입은 1092억원으로 지난해 959억원보다 13.9% 늘어났다. 재단전입금은 학교법인이 학교 운영을 위해 내놓는 자금이다. 2005년 156개 사립대의 재단전입금 평균이 35억6000만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금액이다. 당시 전입금이 한 푼도 없는 대학도 16곳에 달했다. 연세대(231억원)나 고려대(58억원) 등 유명 사립대의 올해 재단전입금 수입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항목별로 보면 전입금 중 인건비를 비롯한 경상운영비가 664억원, 건물 신축에 쓰이는 자산전입금이 369억원이다. 교직원 연금 등에 사용되는 법정부담 전입금 58억원, 특별회계전입금 1억원도 포함된다.

성균관대의 올해 총지출 예산은 3837억원으로 이 중 재단전입금이 28.5%를 차지한다. 등록금 수입의 비중은 53%(2033억원)이다. 성균관대의 재단전입금은 2003년 621억원, 2004년 680억원, 2005년 794억원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성균관대는 91년까지 재단을 맡았던 봉명그룹이 손을 떼면서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그러나 96년 11월 재단을 인수한 삼성그룹의 과감한 투자로 학교가 달라졌다. 한 푼도 없던 재단전입금은 국내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학생 1인당 교육비도 96년 397만원에서 지난해 1150만원으로 늘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도 10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이 대학 홍석원(경영대 4) 총학생회장은 "지금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2001년과 비교해 봐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훨씬 커졌다"며 "재단의 투자로 학교가 발전하고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도 "삼성의 변함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불과 10년 만에 위기에 놓였던 성균관대가 사학 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