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미국 시장 점유율과 수출 증가율=KOTRA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05년 5.2% 감소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20대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4.7% 증가에 그쳤다. 중국(18.2%).일본(7.2%) 등에 비해 크게 뒤진 증가율이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1989년 4.2%를 정점으로 ▶2001년 3.1% ▶2005년 2.6% ▶지난해 2.5% 등으로 해마다 줄었다. 특히 그동안 주요 수출 품목이었던 전기기계.의류.철강제품 등의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00년에 비해 약 2%포인트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미 수출 10대 품목 중 의류.고무 제품 등 8개 품목이 90년대 이후 중국에 추월당했다.
품목별 2006년 미국 시장 점유율을 보면 운송기계(한국 5.0%, 일본 26.8%) 등 2개 품목은 일본에, 전기.기계(한국 5.5%, 중국 28.3%) 등 7개 품목은 중국에 밀려 한국 상품이 맥을 못 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후발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도 미국 시장의 수요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KOTRA가 올 1월 미국 내 상품 수입회사 143개사와 현지 진출 한국 기업 142개사 등 285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일본과 중국에 뒤진 것으로 평가됐다. 제조원가는 중국에, 브랜드 인지도.기술력.품질 등에서는 일본에 뒤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바이어들은 서비스업을 제외한 섬유.기계.식품 등 전 산업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앞선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환율 하락과 고유가가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현실적인 극복 방안은 한.미 FTA 체결=KOTRA는 한.미 FTA를 체결하는 것이 '샌드위치 딜레마'에서 벗어나 한국 상품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KOTRA 통상전략팀 임성주 과장은 "한.미 FTA가 타결되면 미국 내 한국 상품가격이 하락해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고 비관세장벽이 완화돼 한국 기업이 미국 기업들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OTRA는 또 전략적 제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시장 구조에 맞춰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하고 미국 소비자 성향에 맞는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 서비스 산업의 성장은 대형 마트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이들과 제휴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