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fresh'로 소주시장 신선한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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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할인점 매장에 진열된 진로 참이슬 소주를 도우미가 손님에게 안내하고 있다.

'진로→참진(眞)이슬로(露)→참이슬 fresh'. 83년의 역사를 지닌 '소주 종가(宗家)' 진로의 간판 선수는 이렇게 변해 왔다. 소비자들의 기호와 입맛에 맞춰 변신을 거듭해 온 것이다. 부드러운 소주를 찾는 세태를 반영해 도수를 낮춘 것은 이런 변신의 대표적 내용이다.

1998년 첫선을 보인 '참진이슬로'는 소주는 25도라는 상식을 과감히 깼다. 출시 당시 23도였던 '참진이슬로'의 도수는 2001년엔 22도, 2004년 21도, 2006년 20.1도로 점점 낮아졌다. 급기야 지난해 8월 출시된 '참이슬 fresh'는 19.8도로 소주의 '마지노선'이라는 20도마저 깨버렸다.

'참이슬 fresh'는 '처음처럼'(두산)의 파상적인 공세에 주춤하던 진로를 구출해 냈다. '참이슬 fresh'는 출시 5개월 10일 만에 3억 병 판매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국내 시판 소주 사상 최단기간, 최다판매량 기록이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4.6%에 그쳤던 진로의 서울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81.9%로 뛰어올랐다. 한 달 사이에 무려 7.3%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진로는 이 기세를 몰아 국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제2의 도약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참이슬 소주를 전문적으로 파는 '참이슬 본가'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소주의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해 2010년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액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현재 '진로'와 '참이슬'을 마시는 국가는 50여 개국. 진로가 최근 특히 공을 들이는 시장은 중국이다. 진로는 지난해 21만3000상자(700㎖ 12본 기준)의 소주를 중국에 수출, 전년 대비 27.7%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291만 달러. 올해는 500만 달러, 내년엔 1000만 달러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진로 하진홍 사장은 "저도주 바람이 불기 시작한 중국은 명실상부한 소주의 블루오션"이라며 "대리점 및 대형 마트 중심의 유통망과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으로 중국 소주시장을 공략해 참이슬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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