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제사학 개척|연구논문 한데 수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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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법제사학을 개척해온 선구적 권위자인 박병호 교수(서울대법대 학장)가 31일 후학들로부터 회갑기념논총을 받았다.
박교수 환갑기념논총이 학계의 화제가 되는 것은 법학연구에서 가장 힘든 분야로 정평나 있는 법제사관련 국내 연구를 한곳에 모은 귀한 논문집이기 때문이다.
법제사란 법제도의 역사를 연구하는 분야로 법학과 우리 옛 법제를 알기 위해 한문실력을 두루 갗춰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민법·상법·형법 등 다른 분야와 달리 현실생활과 직접적 연관이 없어 법률자문활동 등을 통한 경제적 도움과 대외적 명망 등을 얻기에도 어려움이 많아 연구자들도 상대적으로 적다.
기념논총인 『한국법사학논총』에는 국내관련학자들을 총망라한 필진이 참가, 30편의 논문이 실려있어 법제사연구수준과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같은 기념논총이 나온 것은 주인공 박교수의 독보적 연구업적과 순수한 학구열에 대한 학계의 높은 평가 때문이다.
박교수는 황무지였던 법제사분야를 40여년간 연구해오면서 학문자체와 방법론까지 체계화해온 거의 유일한 권위자로 인정받아왔다. 특히 법률적 지식에다 탁월한 한문실력까지 경비, 과거 우리법의 실체를 밝혀 오늘의 법지식으로 해석해 냈다.
이 같은 연구는 일방적으로 이식된 서구법 체계속에서 우리법의 뿌리와 법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제도·관습을 밝혀낸 성과로 평가된다.
박교수는 법제사와 함께 가족법연구에도 많이 공헌해 『가족법학논총』을 별도의 환갑기념논문집으로 함께 받았다.
박교수는 현재 한국법사학회회장과 한국고문서학회회장도 겸하고 있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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