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슈퍼컴퓨터 개발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세계컴퓨터 업계를 완전히 뒤흔들 잠재력을 지닌 초고속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미 버지니아주 프라이벡사 대표 윤봉로씨(54).
윤씨는 과학자인 아들 장호씨(29)를 뒷바라지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 크레이사 슈퍼컴퓨터보다 처리속도가 훨씬 뛰어난 포터블 슈퍼컴퓨터 「VIEW 2000」을 6년 간 노력 끝에 최근 개발했다.
윤씨 부자는 슈퍼컴퓨터에서 명령어를 완전병렬 방식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시도, 1초에 소수점 이하의 연산을 3억1천만회(310MFLOPS) 수행할 수 있게 해 미국 내 연구소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크레이 슈퍼컴퓨터(YMP2E) 보다 성능이 30%향상된 반면 가격은 크레이의 25분의 1값인 10만 달러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논리연산기구를 16개 연결 할 경우 연산속도가 초당 50억회까지 가능해져 현재 세계에서 가장 연산속도가 빠른 크레이사의 2기가 짜리 컴퓨터보다 2.5배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
장호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76년 미 버지니아주 과학경시대회에서 「소련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에서 레이저 광선으로 떨어뜨리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과학에 재능을 보여왔다.
장호씨는 84년 리얼타임 컬러 워크스테이션 개발 등을 한데이어 88년 초 「VIEW2000」의 프로토타입을 개발, 워싱턴포스트지가 88년4월25일자에 이 슈퍼컴퓨터 개발을 소개하면서 『장호씨가 컴퓨터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고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고 격찬했다.
한국이 과학기술에서 일본 등을 능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에 이 기술을 이전하고 싶다』는 윤씨는 지난달 5일 서울대 호암관에서 과기처 주관 설명회를 가져 시스템공학연구소 신동필 박사 등 국내 학자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슈퍼컴퓨터가 상품화되기 위해서 수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나 감당할 능력이 없어 국내 대기업과 상품화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윤씨는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은 첨단산업에서 모험을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여 아쉽다』고 했다.
윤씨는 한국에서 생산이 안될 경우 『미국회사와 계약하거나 자신의 회사에서 주문판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