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분위기로 시청자 만나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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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KBS의 강성곤 아나운서(31)는 시청자들이 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현듯 나타났다.
7년의 아나운서 경력 동안 줄곧 라디오 프로그램만을 맡아온 터라 그에게 TV를 통해 친근감을 느끼는 시청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라디오라는 매체를 더 좋아했는지도 모르죠. 그보다는 스스로도 비디오보다 오디오 쪽이 적합하다고 여겨졌어요. TV에선 뉴스만 해 다소 딱딱한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아요.』
이른 아침 방송되는『농어촌 지금은』(K-2TV오전 6시 5분)을 2년간 진행했지만 편성시간 때문에 시청자들은 강아나운서를 자주 접하기 어려웠다.
그가 이번 가을부터 안방 TV전면에 나서고있다. 이계진·원종배 등 스타급(?) 아나운서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퀴즈탐험-신비의 세계』(K-2TV·월요일 오후7시10분)와 『중학생 퀴즈』(K-2TV·일요일 오전7시40분)를 맡게된 것이다.
고전음악팬이라면 그의 목소리에 누구나 익숙할 것이다. 한낮(2시부터)에 3시간동안 방송되는 KBS-l FM의『음악의 산책』을 오랫동안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그가 모차르트 광이고 독어에 능통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TV프로에서 사실상 첫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 강아나운서는 새로 맡은 프로들에서「처음이라 어색하고, 경직되고, 융통성이 부족하고, 어딘가 껄끄럽지 않을까」했던 우려를 대번에 불식시키고 있다.
『판에 박힌 상투적 언사를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게 제 직업이죠. 새로워야 하면서도 친근해야하는 어찌보면 모순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죠.』 중견급으로 접어 들어가는 강아나운서는 부담 없고 자연스런 진행으로 서서히 부각되는 일종의「대기만성」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중학생 퀴즈』의 경우 진행자 자신이 MBC-TV『장학퀴즈』의 기장원 출신이라서 거의 출연자들과 동화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자극적이고 현란한 최근 TV추세와는 대조적으로 강아나운서는 따뜻한 차의 훈훈한 향기처럼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길 원하고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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