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염색공단 조성 거센반발/“낙동강페놀악몽이 언젠데 또 폐수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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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영남주민들 반대운동/구미상의·업계 6월부터 추진
【대구=김영수·김선왕기자】 대구 비산염색공단의 산업폐수 방류로 인한 낙동강식수원 오염이 첨예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구미공단에 또다시 제2의 염색가공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어 낙동강상수도원 오염악화를 우려하는 대구·부산·경남·경북등 영남권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있다.
17일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현재 구미공단에 입주가동중인 79개섬유류 제직업체의 연간 제직물량 7억9천만야드중 절반이상인 4억야드가 염색가공물량으로 염색가공료만도 7백60억원에 이르러 연간 3백30억원의 외주가공료등 경비를 대폭 줄이기 위해 염색가공단지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것.
이에 따라 구미상의와 관련 업계에서 지난 6월부터 구미시 진평동 제3공단부지 5만2천평에 16개염색가공업체가 입주할 염색가공단지 조성계획을 세워 구미수출산업 관리공단에 공단입주신청과 함께 대구지방환경청과 구미시에 사업승인을 요청해놓고 있다.
그러나 구미염색가공단지가 들어설 제3공단은 낙동강상류에 위치한데다 하루 3만t(대구비산 6만2천t)에 이르는 산업폐수가 낙동강으로 흘러들 경우 대구시를 비롯해 영남권전역의 상수도원 수질오염이 크게 우려돼 당국은 염색가공단지의 사업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염색폐수는 페놀·각종 중금속 등의 폐수와는 달리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다 염색가공에 따른 스팀공급을 위해 열병합발전소를 설치하는등 완벽한 시설을 갖출 경우 상수도원 보호에 지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 공해추방운동협의회등 대구시내 9개시민단체와 부산시내 23개시민단체들은 대구 비산염색공단 이전등 낙동강오염방지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주민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 수질감시위원회 이원락 위원장(44·의사)은 『페놀오염과 산업폐수 무단방류에 따른 주민들의 분노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대구시 취수장에서 불과 35㎞밖에 안떨어진 낙동강상류에 대규모 염색가공단지를 조성,산업폐수를 방류케 한다는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범시민적인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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