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우승 기여도에 열쇠|한국시리즈 MVP 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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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시리즈에서 신명나게 춤출 주인공에게 돌아갈 MVP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해태, 창단 6년만에 첫 패권을 노리는 빙그레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누군가가 미친 듯이(?) 던지거나 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가 나타나야 한다.
MVP상을 거머쥘 수 있을 만큼 팀 승리에 기여도가 높은 선수가 출연하는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LG가 삼성을 4게임 연속 누르고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2승을 따낸 김용수의 역투에 힘입은바 크다.
또 89년에는 박철우가 21타수 10안타(0.476)의 신들린 맹타를 휘둘러 해태우승의 주역이 됐다.
84년 롯데가 정상에 올랐을 때에는 최동원의 역투 외에 6차 전까지 21타수2안타로 저조했던 유두열이 삼성과의 7차 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을 정상에 올린 것처럼 「반짝 스타」가 경기의 흐름을 되돌려 놓는 경우도 있었다.
여덟 번의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모두 5명의 타자(김유동 82년 OB, 김봉연 83년 해태, 유두열 84년 롯데, 김준환 87년 해태, 박철우 89년 해태)가 MVP에 선정됐다.
타자에 비해 투수들은 모두 3명이 MVP상을 따냈는데 이중 두 차례는 해태의 김정수(86년), 문희수(88년)가 거머쥐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MVP에 선정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에 따라 올 시즌 MVP 빙그레 장종훈은 전무후무한 2개의 MVP를 노리고 있으나 MVP가 우승팀에 주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정상 정복이 선결과제인 셈.
한편 장에게 MVP투표에서 47-3 압도적 표 차로 패한 선동렬(해태)은 한국시리즈에서는 이미 1승을 올린바 있어 기필코 우승을 차지해 최우수선수 상을 노리고 있다.
또 1차 전에서 홈런포함, 3타점을 올려 승리에 수훈을 세운 해태의 슬러거 한 대화, 2차 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기염을 토한 해태 신예 이건열 등도 물론 MVP후보대열에 올라 있다. 그러나 MVP의 향방은 엉뚱한 선수에게 미소지은 경우가 많아 우승 못지 않게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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