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복서" 김용강 1방(WBA플라이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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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WBA플라이급 챔피언 김용강(26·카멜프로모션)이 도전자 레오 가베스(28·베네수엘라)를 심판 전원 일치의 판정승으로 꺾고 1차 방어에 성공했다.
김은 5일 인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동급 9위 가메스와의 선택 방어전에서 10cm 이상의 신장우세(1m70cm)를 효과적으로 활용, 치고 빠지는 작전과 시종 파고드는 도전자와의 난타전을 서슴지 않는 타격전 끝에 타이틀획득 4개월만의 첫 방어전을 성공적으로 장식, 24승(10KO) 3패를 기록했다.
지난 89년 WBA 미니멈급 타이틀전에서 한국의 김봉준 (한화체)을 꺾고 초대 챔피언을 지냈던 가메스는 두 체급 올린 이번 경기에서 신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시종 인파이팅을 구사하며 특유의 왼손 훅으로 단발 승부를 노렸으나 철저하게 아웃복싱을 구사하는 김을 잡지 못 한 채 쫓아만 다닌 셈이 됐고 3회 중반 왼쪽 눈에 이어 4회 들어 오른쪽 눈 위까지 찢어져 악전고투 끝에 패하고 말았다.
지난 6월 1일 엘비스 알바레스(콜롬비아)를 누르고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같은 체급에서 WBA, WBC타이틀을 따낸 김은 이날 경기에서 중반 체력저하라는 난간을 극복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은 내년 1월 중순 또는 2월 초 동급 1위인 로돌프 블랑코(콜롬비아)와 의무 방어전을 갖는다.
김은 이날 대전료로 8만 달러(한화 약 5천만원)을 받았고 20승(14KO) 3패를 기록한 도전자는 1만8천 달러 (약 1천3백만원)를 받았다.
경기 후 김은 『단신이면서 체력이 좋은 가메스를 맞아 가능한 맞대결을 피하면서 후반에 승부를 내겠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3, 4, 5회에 정면 승부를 걸었으나 KO가 안돼 점수관리에 신경을 썼다. 2개월간 매일 10km 정도의 강한 로드웍을 통해 체력을 보강한 것이 큰 자신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가메스는 지난해 한국의 유명우와 주니어플라이급 타이틀을 놓고 두 차례 경기를 가졌으나 모두 판정패한 후 체급을 올려 김에게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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