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황제 워런 버핏, 명분 버리고 돈 택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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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황제 워런 버핏이 결국 사회적 책임 보다는 수익을 택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2일(현지시간) 폭력으로 얼룩진 수단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매각하라는 일부의 요구를 일축하고 지분을 계속 보유키로 했다고 밝혔다.

페트로차이나의 모회사인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은 최근 대량학살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수단에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 때문에 버핏은 페트로차이나의 지분을 매각하라는 외부의 압력에 시달려왔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 회사 주식을 매각할 경우 수단 정부에 간접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수단의 다르푸르 지방에서는 지난 2003년 이후 빈번한 폭력사태가 발생, 20만명이 사망했으며 250만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투자대상 회사의 특정 활동이 비난을 받는다고 해서 그 회사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CNPC가 수단 벤처회사 지분 40%를 매각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 수단정부가 지분을 싸게 매입하게 돼 오히려 재정적으로 도와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T2 파트너스의 파트너인 휘트니 틸슨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러한 문제에 공식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버크셔 해서웨이도 여론의 비난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2파트너스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이며 1억5000만달러를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롤라스 크리스토프는 "워런 버핏은 주주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 자신의 유일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논평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02년 이후 페트로차이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시장 조사기관인 톰슨 쉐어와치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페트로차이나 주식 23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 투자회사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식 외에도 65만9000주(9277백만달러)에 달하는 주식예탁증서에도 투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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