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내각 총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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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사진) 총리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 유지 동의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책임을 지고 21일 자신의 사임과 내각 총사퇴를 결정했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즉각 이를 수용했으며, 조만간 각 정당과 협의해 새 총리를 지명하거나 조기 총선을 결정한다. 중도좌파연합을 이끄는 프로디 총리는 이날 아프가니스탄 파병 연장 동의안이 상원 표결에서 과반인 160석에 두 석 모자란 158석을 얻어 부결되면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이탈리아는 아프가니스탄에 20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마시모 달레마 외교장관을 비롯한 주요 각료들은 표결 직전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프로디 내각은 끝장"이라며 승부수를 띄웠으나 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 득표에 실패하자 결국 총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프로디 내각의 실각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게 유럽 언론의 반응이다. 좌파인 프로디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우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총리를 꺾고 집권했다.

득표율에서 49.81% 대 49.74%, 득표수에서 2만5000표를 앞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선거 중 가장 근소한 차이의 승리를 거뒀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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