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렘브란트 작「노부인의 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렘브란트라고 하면 우선 우리도「절묘한 키아로스쿠로의 화가」라는 이미지를 머리에 떠올린다.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는 명암 또는 음영의 효과를 가리키는 이탈리아어로 서양학의 전통적인 기본 화법의 하나다.
렘브란트는 그 기법을 기에 가까운 솜씨로 구사한 대표적 화가다. 그는 빛과 그늘의 상호침투의 효과를 단지 기법상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 정신적인 차원의 표현세계로 끌어올렸다.
『노부인의 초상』은 렘브란트의 예술이 무르익어 가는 장년기(48세)의 작품이다. 그는 초상화를 그릴 때 무엇보다 모델에 대한 인간적인 공감과 교감을 중요시했다.
마치 스폿라이트에 조명된 듯 어둠에 잠긴 음영 속에서 부상하고 있는 노부인이 얼굴은 노년의 주름살과 함께 고독감과 체념을 동시에 보이며 내려 깐 눈매는 그 어떤 자애로움이 깃들여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얼굴을 비치고 있는 빛은 외부에서 비쳐진 것이 아니라 인물의 내부로부터 발산되는 빛, 다시 말해 정신적인 광휘로 물들어 있는 듯이 보인다.
이 일<미술평론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