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가 교장 흉기위협 소동/시국선언 이유 어머니 괴롭힌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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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5월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국민학교 여교사가 교장이 자신의 어머니를 학교로 부르거나 자주 전화를 걸어 괴롭힌다는 이유로 교장실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항의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있다.
서울 독산동 두산국교 강용일 교장(65)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50분쯤 이 학교 5학년4반 담임인 이은주 교사(28·여)가 교장에게 『병든 우리 어머니에게 자꾸 전화를해 괴롭히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며 흉기를 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이교사는 강교장이 교감실로 피한뒤 10여명의 동료교사들에게 흉기를 빼앗겼다.
이교사는 『3일 학급반장선거때 입후보자의 성적을 제한하도록 한 교장의 지시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따르지 않았더니 교장이 고혈압 증세로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 불손한 교사라고 질책한데 이어 8일 이 사실을 동료교사들 전원에게 편지를 써 알리자 교장이 또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는등 괴롭혔다』며 흉기를 들고 들어 갔으나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도는 없었고 오히려 자해하고픈 심정을 전하면서 애원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교사는 또 『여름방학직후 시국선언 참여철회를 거부하자 교장이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 대신 철회각서를 쓰도록 한 사실을 뒤늦게 어머니로부터 전해듣고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교장은 『이교사를 징계에서 구제하기 위해 시국선언 서명을 철회토록 설득했으나 계속 거부해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 대신 각서를 쓰게 했다』고 밝혔다.
한편 12일 서울 남부경찰서에 폭행혐의로 이교사를 고소했던 강교장은 14일 고소를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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