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과 합의하면 독립허용/소 인민대회 8개항 결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고르비/발트3국 독립승인 계획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소련 인민대의원대회는 4일 각 공화국들이 연방과의 협의를 거쳐 분리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8개항의 결의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독립을 원하는 공화국들은 이에 따라 지금까지 5년에 걸쳐 유예기간을 두도록 하는 현행 헌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연방과의 합의만 거치면 곧 분리 독립이 가능하게 됐다.
인민대의원대회는 이 결의안을 찬성 1천1백26표,반대 2백89표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연방이탈의 결정을 내린 공화국들이 완전한 독립을 얻기 위해서는 연방이탈에 따른 제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했다.
인민대의원대회는 이어 연방에서 이탈한 공화국들은 핵확산방지조약(NPT)에 신속히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권리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헬싱키조약을 비롯,여타 국제조약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은 이와 함께 인민대의원대회가 선출하던 최고회의의장을 최고회의가 직접선출할 것을 요구했다.
단순 과반수로 승인이 가능한 이 결의안은 5일 추가표결에 부쳐지기 앞서 수정을 위해 실무위원회에 넘겨졌다.
한편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4일 발트해 3개 공화국에 대해 독립을 부여키로 합의했으며 인민대표대회 폐막후에 이를 승인하는 포고령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관리들이 밝혔다.
인민대의원대회에 참가중인 리투아니아공화국의 알기만타스 세쿨리스 전 대의원은 이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인민대표대회 발트해 3개 공화국 대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할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같은 독립승인계획에 따라 이날 발트해 3개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 포고령의 상세한 내용을 리투아니아공화국 지도부에 전달했다.
이 포고령은 지난 1940년 발트해 3개 공화국에 대한 소련의 합병이 불법이라고 선언,이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인민대의원대회에서 발트해 3개 공화국의 독립승인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거론하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