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당서기장 사임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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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공산당 서기국과 정치국은 이번 쿠데타에 맞서 대항하지 않았다. 당중앙위원회도 쿠데타를 비난하고 반대하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당원들에게 합법성에 대한 탄압에 항거할 것을 촉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당지도부가 쿠데타 음모자들중에 포함됐고 다수의 공산당 위원회 및 대중 언론기관들이 국사범의 행위를 두둔했다. 이로 인해 수백만명의 공산당원들은 모호한 입장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많은 당원들은 이 음모자들과 협력하기를 거부하고 쿠데타를 비난하며 이에 대항하는 싸움에 합류했다. 공산당원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할 도덕적인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통령인 나는 이들을 정당하지 않은 비난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어렵기는 하나 솔직하게 스스로를 해체하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 각 공화국 공산당과 지방 공산당조직들도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 나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서기장직의 권한을 포기한다. 나는 헌법과 시회쇄신 과정에 충실한 민주적 성향의 공산당원들이 노동자들의 이익을 위하는 모든 개혁세력들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급진적 민주변혁에 참여할 수 있는 당의 새로운 기반 마련을 지지할 것이라고 믿는다.<모스크바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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