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복귀/소 쿠데타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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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자들 해임·수사 착수/비상사태 해제… 병력 철수/고르비 “페레스트로이카의 승리”<관계 기사 2,3,4,5,6,7,22,23면>
【모스크바·워싱턴 AP·AFP·로이터·연합=본사 특약】 소련 보수강경파의 쿠데타가 3일간 계속된 일련의 반전끝에 21일 붕괴되고 크림반도에서 실각,연금됐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22일 오전 2시12분(한국시간 오전 8시12분)모스크바로 귀환,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쿠데타주모자들에 대한 해임·수사가 시작됐다.
국가비상사태위원회 위원 8명중 겐나디 야나예프부통령 등을 제외한 위원 4명이 21일 오후 크림반도에 있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를 떠나면서 3일간의 쿠데타가 와해됐다. 이에 따라 소일부 지역에 선포됐던 비상사태포고령이 이날 해제되고 모스크바 중심부증 수개 공화국에 진입했던 수백대의 소군 탱크들도 철수하기 시작했다.
이날 쿠데타실패 소식이 전해지자 모스크바 러시아공화국의회의사당앞에 운집했던 군중들이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으며 철군하는 소련 탱크병들은 『우리는 이제 영원히 떠난다』며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모스크바시는 쿠데타실패후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연방최고회의는 21일 8인 국가비상사태위원회를 해체하고 이 위원회 드미트리 야조프국방장관과 블라디미르 크류츠코프 국가보안위원회(KGB)의장을 해임하는 한편 야나예프부통령이 쿠데타 후 공포했던 모든 포고령을 무효라고 선언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크림반도에서 발표한 TV성명을 통해 소련내 통제권을 완전장악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미하일 모이셰예프 소군총참모장에게 자신의 명령에만 복종,모든 부대들을 원대복귀시키도록 명령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또 모스크바 라디오방송을 통한 성명에서 자신을 축출하려던 보수파 쿠데타의 실패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승리이며 소련국민들이 지도자들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책임감과 존엄성,그리고 권력을 맡긴 지도자들에 대한 존경심을 가진 소련국민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22일 0시17분 크림반도의 심페로폴 공항을 떠나 22일 오전 2시12분 모스크바 공항에 내려,3시 크렘린궁에 도착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자신을 축출했던 국가비상사태위원회 구성원들을 체포하라는 영장에 서명,대통령직 복귀후 첫공식직무를 수행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모스크바로 귀환한 이날 오전중 러시아공화국최고회의(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실라예프 러시아공총리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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