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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포기〃유아돌보는 사랑의 부모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자칫 고아가 되거나 해외입양 될 위기에 놓인 5세미만 어린이들을 일정기간 맡아 길러준 후 친부모에게 다시 돌려주는 「사랑의 부몬 들은 그야말로 사랑을 남모르게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미혼모, 미혼부, 중환자, 교도소 수감자, 이혼을 앞둔 별거상대의 부부들이 양육을 포기한 어린이들을 친부모의 양육이 가능할 때까지 임시로 맡아 길러주는 이들의 모임이 바로 「사랑의 부모회」.
89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성체대회의 「한마음 한 몸 운동」이 계기가 돼 서울카톨릭사회복지회 부설성가정입양원(원장 조용원)에 의해 전개되고 있는 「사랑의 부모운동」에 그동안 참여해 온 사람은 모두 50여명.
자녀를 키운 경험이 있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화목한 정상적인 가정을 갖고 있어야하는 이들 임시부모들은 입양원 측의 주선으로 1년에 봄·가을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보통 3개월∼2년정도 임시부모가 되는 이 부모들은 입양원에 모여 양육의 어려움과 지혜를 나누기도 하고 부모와 어린이들간에 친목도모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는 것.
이 모임에는 때로 심리학자·소아과의사 등 전문가가 초빙돼 어린이문제를 상담하기도 하고 선배「사랑의 부모」가 찾아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한다.
30∼50대의 중산층인 이들 사랑의 부모들은 친부모들이 임시부모인·자신들의 가정에 드나들며 어린이와의 사랑을 나둬 어린이가 새로운 환경적응에 갈등이 덜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딸이 셋 있으면서 지난해 5월부터 네살짜리 여자어린이를 돌보고 있는 사랑의 부모회의 한문교(53·국영기업체직원)·강부자(48) 부부는 『불운한가정과 어린이를 돕고 우리라도 해외입양의 불명예를 덜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힘은 들지만 우리아이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임을 이끌어가는 입양원측의 레지나수녀는 『어떤 때는 어린이를 맡길 마땅한 가정이 없어 애태우기도 하지만 세 어린이까지 맡아 기르는 사람의 부모들을 대하면 정말 감사하고 머리가 숙여진다』며 『이 모임이 활성화돼 친부모와 어린이가 생이별하는 비극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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