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가 자수시켰다/오대양사건/암장범 6명 추궁끝에 밝혀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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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삼우부장 이재문씨가 권유/변호사비용 천여만원 대줘/사건 확대될줄 예상못하고 오대양과 관계끊으려
【대전=특별취재반】 오대양사건을 수사중인 대전지검 특수부는 6일 (주)세모측이 오대양 살해 암장범들에게 자수를 권유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자수권유 동기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게 자수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문씨(40·삼우통상 영업부장)가 최근 자수한 살해·암매장 피고인 6명중 이세윤씨(45)등 4명의 변호사 비용으로 1천6백만원을 부담해준 사실을 추적,관계자들을 추궁끝에 변호사비용이 세모측으로부터 지원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관계기사 20면>
변호사 비용을 낸 이재문씨는 (주)세모 상무이사인 고창환씨(440와 동서사이로 고씨가 대표로 있는 삼우통상 영업부장으로 재직중이며 현재 서울 청담동 전세금 9백만원짜리 집에 세들어 살고 있으며 변호사 비용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관계자는 『(주)세모의 간부들이 계속 오대양사건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던중 김도현씨등이 자수의사를 밝히자 세모측은 사건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채 이들의 자수로 단순히 세모와 오대양과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로 판단,세모 참모들이 적극적으로 자수를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고 그러나 세모측이 오대양사건과의 연결이 없다고 계속 강조해온 점이 오히려 의문이기 때문에 이를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오대양 채권자인 이상배씨(58)의 딸 순희씨(32)를 소환조사한 결과 이재문씨가 90년 6월부터 자신의 집에 모인 전 오대양 직원들에게 『세모와 오대양은 관계가 없다』는 간증을 하고 『세모측을 비방하는 탁명환의 글을 반박하는 글을 작성해야 한다』며 협조를 요청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세모 상무이사 고창환씨가 자수자들의 집단자수에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5일 밤 고씨를 검찰로 소환,자수전모의 개입여부 및 변호사비 제공여부 등을 추궁중이다.
검찰은 또 87년 집단변사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오대양 박순자 사장(당시 48)의 사채장부가 정화진씨(45·여)에 의해 불태워진 사실도 밝혀냈다.
정씨는 검찰에서 87년 8월25일 천장에 올라가 있던 박씨로부터 「법궤」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장부와 수첩 3,4개가 든 서류봉투를 넘겨받아 드럼통에 넣은 뒤 신나를 붓고 불태웠으나 평소 박씨의 장부를 들춰보면 「사랑의 매」를 맞게 돼있어 내용을 확인치 못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87년 변사사건 현장에 있었던 송하빈씨(33·훼바2000 사원)를 조사한 결과 송씨의 진술이 박순자씨의 남편 이기정씨의 진술과 시간차이가 많이 나는등 엇갈리고 있고 당초 시체를 이리저리 옮겨 놓아 변사자들의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주장과 달라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펴기로 했다.
□특별취재반
▲박상하 차장,김현태·권영민·홍병기기자(사회부)
▲신동연기자(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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